「현지연구소」로 기술장벽 극복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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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회사는 미국에 이어 지난달에는 일본에 현지 연구소를 냈다.
현지에 와서보면 백번을 생각해도 늦게나마 해외연구소를 세운 것이 참 잘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는 지적 재산권,다시 말해 특허와 기술이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의 원천이라는 인식이급속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도입에서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의 한 제약회사는 제조기술을 이전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꾸로 미국의 특허회사로부터 로열티를 10배로 올리라는 터무니없는 경우를 당했고 최근에는 외국 합작기업들이 잘 팔리는 제품은 스스로 팔겠다고 상품을 환수해 가버리는 바람에 국내업체들은 빈껍데기만 남은 경우도 있었다.
기술장벽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기술을 가진 자의 횡포도 높아지는 것이다.
지난 77년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된 후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제약업계는 더 이상 복제품을 생산할 수도 없으며 선진국의 첨단핵심 기술도입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이러다간 선진국의 생산기지화하고 있는 후발 개도국의 추격마저 뿌리치지 못해 자칫 샌드위치 신세로 주저 앉아버릴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기업이 기술을 주지 않는다고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힘이 닿는 한 우리가 기술에 가까이 가야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안테나 연구소」를 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라고 본다.
해당업종에서 세계의 첨단연구가 이뤄지는 지역에 현지 연구소를 세워 앞날의 흐름을 짚어보고 경험있는 외국 연구인력도 적극적으로 채용, 유리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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