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레드퍼드 에로물 제작… 흥행속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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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 할리우드의 대스타 로버트 레드퍼드(55)가『무례한 제안(Indecent Proposal)』이라는 부도덕한 섹스영화를 내놓아 미국 전체가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레드퍼드는『내일을 항해쏴라』(69년),『스팅』(74년)을 비롯해 80년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작인『보통 사람』등 작품성 높은 영화로 널리 알려진 배우 겸 감독. 그가 마치 미국 사회의 성도덕에 도전이라도 하듯 말초신경 자극에 집착한 영화를 발표한 것이다.
신혼부부인 무어와 해럴슨은 라스베이가스에서 도박하다 돈을 모두 잃고 호텔에서조차 쫓겨날 곤경에 처한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돈 많은 바람둥이 레드퍼드가 해럴슨에게 기묘한 제안을 한다. 1백만달러를 줄테니 신부를 하룻밤만 빌리자는 내용이다. 해럴슨은 아내를 판 대가로 곤경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이들은 결국 이혼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영화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미국인의 가치관을 무시한 졸작이라고 혹평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가 지난달 개봉이래 줄곧 흥행순위 1위를 기록, 개봉 후 3주만에 총매출 6천1백4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와 미국』이라는 평론집을 낸 영화평론가 마이클 메드베드는『행복한 신혼 생활을 하던 주부가 1백만달러에 정조를 거리낌없이 판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냐』고 몰아친다.
이에 대해 레드퍼드 본인은『관심을 표해주니 더없이 기쁘다』며 오히려 반기는 듯한 태도다.<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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