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기를 살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베이루트(레바논)=임병태특파원】94미국월드컵 축구 아시아D조 l차 예선전에 출전중인 한국대표팀이 레바논의 중무장한 경호경찰에 위축된데다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주전GK 차상광이 부상당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15년간이나 계속된 내전이 종식된지 불과 2년 반만에 이곳에서 개최되는 이 대회에 한국을 비롯한 인도·홍콩·바레인 등 출전4개국 선수단은 레바논당국이 각별히 배려했다는 중무장한 1개소대의 경호경찰요원들의 지나친 경호에 오히려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이들 경호원들은 외국팀들을 훈련장까지 경호하면서 사이렌을 울리기 일쑤인데다 숙소안팎에서 현지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또 거친 그라운드사정도 한국선수단에게 적잖은 부담을 주고있다. 9일 바레인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6일 가진 훈련도중 주전 GK 차상광이 발목을 삐는 부상을 입었는데 첫 경기출장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호 감독은 『생각 외로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선수단의 사기가 크게 위축돼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놓고 『그러나 첫 경기가 관건인 만큼 최선을 다해 승리를 낚아채겠다』고 의욕을 보이고있다.
한편 7일 밤(한국시간) 이곳 부르지 하무드 시립경기장에서 개막된 첫날경기에서 홍콩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바레인을 2-1로 격파, 파란을 일으켰고 홈팀 레바논은 인도와 2-2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