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대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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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미주 수출 관문인 파나마 운하가 대수술에 들어간다.

2000년 이후 중국 등 아시아 수출 물동량이 두배로 급증하면서 물동량 처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8일 "파나마 운하청(PCA)이 현재 운하 갑문 폭을 최대 두 배로 확장하는 80억달러 규모의 대공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항만으로 향하는 파나마 운하의 물동량은 2003년 매년 8%대의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의 수출증가로 전년대비 25%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 운하는 물동량 포화상태를 맞아 아시아의 수출물량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파나마 정부가 운하 확장을 서두르는 이유다.

현재 30m 안팎인 갑문폭을 확장할 경우 아시아에서 대서양을 향해 운하에 들어서는 초대형 수출 컨테이너선을 수용할 수 있고, 반대로 미국.유럽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원목 등 대형 원자재 선박의 통행도 가능해진다.

파나마 운하청은 "현재 운하 확장과 관련해 미래 물동량 추이, 주변 환경평가 등 1백50개의 연구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태평양쪽 갑문은 프랑스.벨기에 컨소시엄이 설계작업을 맡았고 대서양쪽은 1914년 운하를 건설한 미 육군 공병대가 기초작업을 맡았다"고 밝혔다.

파나마운하는 1904~1914년 미 육군 공병대가 당시 신생 독립국이던 파나마에 3억8천7백만달러(현 시가 약 4천억달러)의 공사비를 투입해 완공한 총연장 80㎞의 대운하다.

미국은 99년 12월 31일 운하 관리권을 파나마 정부에 완전 이양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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