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찡꼬대부」 누가 뒤 봐줬나/정씨 비호세력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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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청와대관계자가 10만불 요구/「세무조사 선처」 전안기부간부에 청탁”/정씨 진술
빠찡꼬업계 대부 정덕진씨(53·서울 희전관광호텔사장)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는 6일 정씨가 자신에 대한 세무조사 직전인 90년 봄 청와대 사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로부터 미화 10만달러제공을 요구받았으며 세무조사 직후 안기부간부를 통해 선처해달라는 청탁을 했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정씨 비호세력에 대한 전면수사를 벌이고 있다.<관계기사 3,22,23면>
검찰은 이와 함께 정씨의 정·재·관계 비호세력들이 빠찡꼬 업소지분을 나눠갖고 정기적인 뇌물을 상납받으면서 세무조사 및 단속에 압력을 행사해왔다는 혐의를 잡고 서울시내 79개소 등 전국 3백37개 빠찡꼬 업소에 대한 소유지분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정씨의 실·가명 예금계좌에 대한 자금추적을 계속중이다.
검찰은 또 정씨가 88년 김포공항을 통해 러벌버권총 1정과 실탄 6백발을 밀반입하고 1백30만달러에 달하는 미 LA주택 구입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사실 등에 비춰 공항관계자의 유착·방조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비호세력 수사=정씨는 검찰에서 『90년 봄 당시 청와대파견 경관 S모경정이 「미화 10만달러를 구해 미국 모처로 송금해줄 것」을 요구해와 이를 거절했으며 청탁을 거절한 직후인 같은해 8월부터 대대적인 세무사찰이 시작돼 이에 대한 보복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세무사찰이 시작된후 당시 안기부 고위간부 O모씨를 통해 잘 처리되도록 부탁,「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으나 세무조사결과 1백80여억에 달하는 세금추징을 당했다』며 『이같은 탈세사실이 검찰에 고발되지 않은 이유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문제가 된 S모경정과 O모씨를 비롯한 비호세력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빠찡꼬지분 수사=검찰은 정씨가 7개의 빠찡꼬업소에 대한 지분만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폭력배들과 결탁,전국 대부분의 업소를 장악하고 가명계좌 등을 통해 수입금액을 관리해온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또 정씨가 수사기관 및 인·허가기관 관계자들의 친·인척 명의 등으로 업소 지분을 상납한뒤 단속 및 세무조사를 피해오면서 자신의 영업을 확장해왔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국세청·은행감독원 직원들로 별도의 추적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공항관계자 수사=검찰은 정씨가 X레이투시기·금속탐지기에 1백% 적발되는 권총과 실탄 6백발을 들여온 시점이 88올림픽을 앞두고 경계경비가 강화된 시기임을 중시,정씨가 경찰·법무부·세관의 검색절차를 피할 수 있는 기관원 출입문이나 관계공무원과의 사전공모에 의해 밀반입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성역없이 수사
정부 사정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6일 국내 빠찡꼬업계의 대부 정덕진씨 수사와 관련,『정씨수사는 성역없이 지위여하를 가리지 않고 철저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씨는 과거정권의 일부 권력기관과 유착해 폭력조직내 성역비슷하게 돼왔었다』면서 『이번 수사의 경우 외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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