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 '알프스의 대추격전' 연장서 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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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에서 단독 2위로 나선 장정이 3라운드 5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에비앙 AP=연합뉴스]

장정(기업은행)이 30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의 에비앙레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끝난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 7월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에서 '수퍼 땅콩' 김미현(KTF)에게 연장 3홀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우승을 놓쳤던 나탈리 걸비스(미국)가 이번에는 한국의 작은 거인에게 연장끝에 승리를 거뒀다. 꾸준한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미녀 스타여서 골프의 안나 쿠르니코바라고 불렸던 걸비스의 첫 우승이다. 최종합계 4언더파.

장정은 연장 첫 홀에서 그린을 노리고 친 2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고 세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쳤다. 3m 쯤 되는 버디퍼트도 그린을 스치고 지나갔다. 걸비스는 2온에 성공하고 2퍼트로 버디를 잡아 생애 첫 승을 낚았다.

아쉽게 졌지만 장정의 뒷심은 놀라웠다. 4언더파 2위로 경기를 시작한 장정은 경기 초반 보기 3개를 해서 밀려나는 듯 했지만 마지막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았다. 특히 파 5인 18번 홀에서 벙커샷을 핀 2뼘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는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여자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했던 장정은 또 다시 메이저급 대회에서 준우승하면서 여자 골프의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섰다. 준우승 상금도 25만5000달러다. 아직 열아홉 살에 불과한 '꼬마 천사' 신지애(하이마트)도 높디 높은 알프스 정상을 거의 정복할 뻔했다. 최종라운드 이븐파를 쳤고 최종합계 3언더파로 공동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여자 대회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빠른 그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13, 15, 17번 홀에서 짧은 퍼트를 거푸 놓쳐 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신지애는 18번 홀(파 5)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친 세번째 샷이 핀 바로 앞에 멈춰서면서 연장전에 갈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신지애는 퍼트수가 119개나 됐다. 라운드당 30개 가까이 된다. 국내 여자 대회 그린은 투박한 편이다.

역시 국내파인 안선주(하이마트)는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2언더파 공동 6위로 경기를 끝냈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2언더파, 세계 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3언더파 공동 3위였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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