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어린이 돕기 헤어 쇼 "갈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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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 총각미용사가 4년째 심장병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 헤어쇼」를 개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서초동 이홍 미용문화연구원 대표 이호영씨(33).
이씨는 지난 1일 오후삼풍백화점 아트홀에서「제4회 심장병어린이 돕기 자선 헤어쇼」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씨의 후배들인 정화고등기술학교 학생 30여명이 참가해 조선시대 왕비·상궁·무수리 머리스타일에서부터 30년대 신여성스타일, 해방 전후의 단발머리인 간난이 스타일, 70년대 펑크머리와 장발머리, 80∼90년대 스트레이트와 웨이브스타일까지 「헤어스타일 변천사」를 선보여 객석을 메운 4백여 주민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이씨가 처음 이 행사를 시작하게된 것은 지난 90년.
군 제대 후 선배의 조언으로 미용기술을 익힌 이씨는 84년 대치동에 6평 짜리 미용실을 마련한 뒤 어렵게 살아가는 주위사람들에게 원가 도움을 주고싶어 쉬는 날인 매주 첫째·셋째 일요일 집 근처인 부천시 새소망 소년의 집과 미용실 근처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이발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큰 일을 하고싶어 심장병어린이 돕기 행사를 구상하게 된 것.
첫 행사(90년)에서는 거의 돈이 걷히지 않아 실망하기도 했으나 그 이듬해부터는 구민들이 호응해지난해에는 2백여만원을 모금, 서초구청 사회복지과에 기증했다.
이번 행사에서의 모금액은 약 7백만원.
이씨는 『앞으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아담한 사립양로원을 지어 노인들을 돕고싶다』고 소박한 꿈을 밝혔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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