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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POLL] 대통합 신당의 불투명한 미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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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범여권 대통합 신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범여권의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치인들이 지난 수개월 동안 갑론을박을 거듭하며 싸워서 이뤄낸 결과다. 나름대로 달라진 점도 눈에 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합류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치적으로나 혈연으로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적자인 김홍업 의원과 호남권의 일부 정치인, 그리고 다소 낯선 시민사회 인사들 몇몇이 참여했다. 범여권 지지자들의 여망을 담았다는 평가가 있고 이게 대통합이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어쨌든 일반 국민의 평가는 냉담해 보인다. 지난 5월 23일 조인스-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정계개편에 대해 국민의 70.7%가 ‘관심이 없다’고 했고, 23.7%만이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 14일 코리아리서치 조사 결과를 보면, 54%가 ‘대통합 신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고, 23%만이 ‘대통합 신당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달 2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와 대통합 신당 손학규 전 지사의 가상대결 지지도를 물었다. 여론조사상 일반 국민 지지도가 이명박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박근혜 전 대표를 한나라당 후보로 대입하고, 범여권 후보 중에서 지지도가 가장 높게 나오는 손학규 전 지사를 대입한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 57.6%, 손학규 전 지사 23.6%로 박 후보가 두 배 넘는 우세를 보였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대통합 신당과 유력 대선주자의 경쟁력이 대략 20%대 초반에 머물고 있어 출발부터 저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대통합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03년 11월에 민주당을 떠나 창당된 열린우리당도 3개월이 지난 다음 해 1월에 와서야 지지도가 겨우 20%선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합 신당은 열린우리당의 가장 큰 문제가 ‘리더십 부재와 정체성 혼란’이었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얼기설기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몸집 큰 ‘미래창조 대통합 민주신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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