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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시대」 맞은 해군/월말 천4백t 장보고함 배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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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보다 화력·잠행력 월등/98년까지 7척 더 도입키로
우리 해군에 잠수함시대가 열린다.
해군은 이달말 1천4백t급 잠수함 장보고함을 실전 배치한다. 이 잠수함은 평균시속 14노트로 수중을 항행하면서 대함미사일·어뢰를 발사할 수 있고 북한의 W급 또는 R급 잠수함보다 화력·잠행능력이 월등하다. 또 최신형 설비여서 승무원수는 북한잠수함의 5분의 3이면 된다. 우리 해군은 이 잠수함을 98년까지 7척을 도입할 예정이며 98년 이후에는 대지·대공미사일 정착이 가능한 중형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 해군은 그동안 25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의 수중전력에 구축함 증강으로 맞서왔다. 여기에는 건조·운용에 드는 엄청난 비용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우리해군이 「공격용」 무기인 잠수함을 갖는데 대한 미국측의 견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마냥 수세적 자세만을 취할 수 없으며 응징보복전력을 갖춰야 적의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미국을 설득,82년에 잠수함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당시 서독의 209형과 프랑스의 아구타스급이 경합하다 서독 HDW사의 1천4백t급으로 결정됐다. 이는 일찍이 잠수함기술을 발전시켜온 독일의 기술력과 우리측에 대한 기술이전 약속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이다.
척당 모두 1천5백억원이 든 장보고함은 당초 계상한 가격보다 2백여억원이 더 들었다. 이 때문에 국회국정감사 과정에서 정치자금 거래설이 제기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정부측은 주로 환율인상과 무장능력의 추가 등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장보고함에 이어 우리해군은 지난해 11월 진수한 이천함을 머지않아 취역시킬 예정이다. 전 참모총장이 인사비리로 구속되고 4명의 해군제독이 인책·구속되어 풀죽어 있는 우리 해군에 잠수함 실전배치가 분위기쇄신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우리 해군이 공격용 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것은 북한의 도발에 당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시인 동시에 북한의 25척 잠수함에 구축함으로만 맞서오던 우리 해군전력에 근본적 변화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97년까지 7척의 최신형 잠수함을 확보하면 성능·기동면에서 북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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