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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정-경제활력 조화이뤄야|이용성 은감원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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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금융계에 대한 엄격한 사정활동과 신정부가 이루고자하는 경제활성화는 근본적으로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양자를 서로 조화시켜가며 추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입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여느 부분보다 먼저 강하게 불어닥친 금융계 사정의 한 「칼날」을 쥐고 있는 이용성 은행감독원장(55)은 사정과 경기활성화를 서로 「조화」시켜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있다.
그로서는 비록 취임한 지 한달도 채 안됐지만 은행장이 4명이나 물러난 뒤라서 감독기관이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줘야 할 판이다. 또 당장 비어있는 은행장 자리의 임자를 제대로 찾아줄 책임도 있다.
은행이 제 갈길을 가도록 채찍질해야 하지만 두 차례나 규제금리를 낮춤으로써 수지부담을 안고 있는 은행의 경영도 걱정해야 하고 움츠려든 금융인의 사기도 되살려 경제활성화의 밑거름이 되도록 분위기를 바꿔주어야 한다.
『은행감독원이란 기본적으로 은행의 올바른 경영을 지도·감독하는 곳인데 마치 수표나 추적하고 검사를 해 누구를 잡아내는 기관으로 위상이 바뀐 것 같다』고 최근 은감원이 처한 상황을 평한 그는 꺾기란 말 대신 구속성예금이란 표현을 쓴다.
『구속성예금은 규제금리와 실세금리의 격차, 만성적인 초과 자금수요등에서 나온 것으로 근본적으로 뿌리뽑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은감원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과도한 구속성예금을 막는데 힘쓸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원장은 은감원이 꺾기로 규정하는 기준을 내달초 현실에 맞게 조정해 앞으로 일어나는 꺾기에 대해서는 엄하게 다스리지만 이미 적발된 꺾기행위에 대해서는 예금과 대출금을 함께 꺾는 예임상계를 했기 때문에 문제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론 은행의 자율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건전성과 공공성과의 조화속에서 자율성을 찾아야지요. 은행이 우선 튼튼해지고 난 뒤에 자율성을 이야기해야지요.』
이원장은 이런 취지에서 내달초 은행의 경영합리화·생산성 향상·건전성 유지를 골자로 하는 감독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30년간 재무부에 몸담아오면서 주로 외환·국제금융분야에서 일한 국제금융통인 이원장이 금융과도기의 드센 파도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받고 있다. 글 =양재찬기자 사진=최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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