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여름방학 누가 알차게 보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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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프로축구가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삼성하우젠컵대회 결승전(6월 27일)을 끝으로 방학에 들어간 지 27일로 꼭 한 달이다. 아시안컵과 20세 이하(U-20) 월드컵, 피스컵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끝나면서 개학도 코앞에 다가왔다. K-리그 14개 팀은 ▶국제대회 등 실전 경험(실전파) ▶사령탑 교체 등으로 분위기 쇄신(쇄신파) ▶피서를 겸한 전지훈련(피서파) 등으로 한 달을 보냈다. 알찬 방학이었는지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결정되는 후반기 성적이 말해 줄 것이다.

프로축구는 다음달 1일 축구협회(FA)컵 16강전과 4일 올스타전을 치른 뒤 8일 K-리그 후반기에 돌입한다.

◆ 실전파

K-리그 전반기 선두 성남 일화는 피스컵에 참가해 볼튼 원더러스(잉글랜드).라싱 산탄데르(스페인).치바스 과달라하라(멕시코) 등 명문팀과 상대했다. 2무1패로 예선 탈락했지만 주전들이 아시안컵으로 빠진 가운데 후보들을 테스트하는 좋은 기회였다.

수원 삼성 역시 미국 LA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오브 풋볼'에 참가, 첼시(잉글랜드).티그리스(멕시코)와 일전을 치렀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자체 평가다.

FC 서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친선전에서 0-4로 크게 졌지만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26일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자매결연팀인 FC 도쿄와도 친선전을 치렀다. 실전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는 게 실전파의 철학이다.

◆ 쇄신파

부산 아이파크와 대전 시티즌은 감독을 바꿨다. 전반기 13위로 부진했던 부산은 앤디 에글리 감독 후임으로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맞이했다. 박 감독이 부임하면서 어수선한 팀 분위기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폭력 사건으로 최윤겸 감독이 경질된 대전 역시 김호 전 수원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분위기를 추슬렀다. 대전은 김 감독 부임 후 청평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전남 드래곤즈는 2박3일간 경기 하남의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소했다. 선수들의 정신 무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포항 스틸러스는 한국전쟁 격전지인 경북 칠곡의 유학산을 오르며 후반기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 피서파

경남 FC, 대구 FC, 제주 유나이티드는 시원한 강원도를 택했다. 경남과 제주는 태백에서, 대구는 강릉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경남과 대구는 '약체'라는 평가를 비웃듯 K-리그(경남)와 컵대회(대구)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피서를 겸한 전훈을 통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컵대회 우승팀 울산 현대는 포상을 겸해 약 2주간의 가장 긴 휴가를 보냈다.

이경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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