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행사 개최보다 이해와 관심이 앞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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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장애인주간을 맞이하여 많은 행사들이 몰아쳐서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장애인의 날이라 해서 대단한 감흥을 가질 장애인들은 없을 것이다.
다른 기념일과는 달리 드다지 기념할 날도 못되거니와 장애인을 위한 날이라 한다면 우리장애인이 당하는 갖가지 불이익이 해소되지 않은 마당에 괜한 동정을 받은 것 같아 초라해진다.
요는 무슨 날이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가, 국민이, 정책담당자가 얼마나 우리장애인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가, 현재 우리의 처지가 어떠하며 앞으로 얼마나 개선될 여지가 있는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장애인에 대한 이 사회의 관심도는 실망스럽게도 아주 낮은 수준이다.
몇가지 예를 들 수 있겠다.
정부는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지하철요금을 전면 무료로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지하철을 탈만한 장애인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전시적 발상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무지를 보여준다.
또한 장애인이란 호칭에 대해서 장애인단체가 홍보를 해왔건만 언론에서는 아직도 「불구자」「벙어리」「귀머거리·절름발이 행정」이니 하는 말들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도 일반 사람들은 막연하게 장애인을 재수없게 생각하거나 장애인시설을 혐오시설로 여기고, 기업체는 우리장애인들을 무능력자로 생각하여 법정 교용률을 안 지키는 예가 허다하다.
그런 결과 무역10위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가 복지에서는 세계최하위 수준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들은 경제발전의 혜택을 가장 못받는 계층이다. 이 사회의 경제적 최하층이 바로 장애인인 것이다. 신한국의 개혁 바람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서 장애인 복지도 커다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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