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경주 활성화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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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나라는 자동차의 생산과 보유면에서는 세계 7위의 수준이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관광 레저스포츠의 하나인 자동차 경주는 극히 미개발국 수준이다. 자동차경주는 대회규모, 인력동원, 인기 등에서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스포츠계의 3대 이벤트 중의 하나다. 한 예로 세계적 자동차경주대회인 F1 (포뮬라1) 그랑프리는 1회 최고 관중동원만 30만명에 이르며 전세계에 위성중계 될 만큼 인기가 높다.
따라서 이 경기를 개최하는 나라는 많은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모나코의 경우 국가의 주요 수입원을 이룰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자동차 보유대수가 5백만대를 넘어서고 자동차 운전면허 소지자가 1천만명을 돌파했음에도 자동차를 이용한 모터스포츠는 지극히 초보단계로 자동차문화가 거의 없다시피한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 보유대수 5백20만대를 기록한 지난68년 이미 자동차경기 단체수 1백90개, 선수 1만5천명, 심판 3천5백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동차 보유대수 5백만대를 돌파한 92년말 현재 경기단체 3개, 선수 2백50명에 심판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자동차 경주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27개국이 81개의 전용서키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일본만 14개를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떨어진 홍콩·태국·인도네시아 등도 전용경기장을 갖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는 9월께 완공 예정인 용인자연농원의 전용서키트가 유일하다.
선진 외국의 경우 자동차 제작기술의 발달은 대부분 자동차 경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중고 학생들이 직접 자동차를 제작, 성능을 비교하는 대회를 매년 개최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가 자동차 경주를 통해 축적된 기술과 개발된 차의 성능을 시험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적극 선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모터스포츠가 낙후되어 있어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외국에서 열리는 자동차 경주대회에 많은 외화를 들여 참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발전하고 이에 걸맞게 자동차문화가 향상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전용경기상의 설립과 경기단체 육성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자동차경기연맹 김망우부회장(49)은 『모터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선 국제자동차연맹(FlA)등에서 통용되는 규칙·규정에 입각한 경기장을 누구나 개설할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이순남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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