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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너무 오염됐다/서울시 31곳 조사 허드렛물로도 못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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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하수 스미고 산성비 탓/목욕탕·식당 등 2만여곳 사용… 대책시급 서울 지역 지하30m 지점 지하수 대부분이 목욕물 등 허드렛물로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지하철 공사과정에서 유출된 지하수를 활용키 위해 시전역 95개 공구중 심도 30m를 전후한 31개 공구에서 지하수를 채취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질을 측정한 결과 드러났다. 이에따라 현재 20∼30m를 전후한 심도에서 지하수를 개발,사용하고 잇는 목욕탕·식당·공장 등 2만3천여 업소의 영업용수와 일부 가정용 식수에 대한 정확한 수질측정과 용도제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지하수 오염이 이처럼 극심한 것은 ▲서울시내 하수도관의 상당수가 노후해 폐·하수 누출이 심하고 ▲산성비와 각종 오염물질의 지하유입으로 토양오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있다.
측정결과에 따르면 31개 공구중 5호선 공덕동로터리 부근 수질만이 중수도용(허드렛물)기준 합격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30개 공구의 수질은 모두 재처리 과정없이 활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시험항목별 수질측정결과에 따르면 ▲PH(산성도·기준치 6.5∼9.0)가 27개지점은 기준치이내,4개지점은 기준치초과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기준치 ℓ당 10㎎이하)는 31개 전지점 기준치 이내 ▲탁도(5도이하)는 17개지점 기준치 이내,14개지점 기준치 초과 ▲SS(부유물질 함유도·ℓ당5㎎이하)는 14개지점 기준치 이내,17개지점 기준치 초과 ▲칼슘·마그네슘 함량 총경도(ℓ당 1백20㎎이하) 3개지점기준치 이내,28개지점 기준치 초과 ▲대장균군 17개지점 검출,14개지점 불검출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측정치는 PH 등 33개 항목을 측정,적합 여부를 가리는 음용수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목욕물로도 사용할 수 없을만큼 수질이 오염돼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특히 대부분 수질이 수도관 등을 부식시키는 칼슘·마그네슘 함량 허용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서병태연구원은 『이번 수질 측정으로 서울의 저심도 지하수는 이미 어떤 형태의 생활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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