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시대를 앞둔 투자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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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일까지 승승장구하던 서울증권과 SK증권은 가격제한폭까지 내려가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2000 돌파와 함께 끓어오르던 흥분감도 한풀 꺾였다. 코스피 지수는 1992.26으로 마감했다. 오전 한 때 2005.02까지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한 때 1975.75까지 하락하며 급등 피로감을 노출했다.

2000 포인트 밟은 주식시장

2000 돌파는 가계자산 배분상 주식투자가 이제는 또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시중의 유동자금이 저축이나 부동산보다 수익률이 높은 증시로 이동한다는 해석은 이미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외 선진 주식시장에 비해 주식투자에 대한 신뢰도는 부족하지만 기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믿음과 경기 변화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뚜렷해지면서 증시에 대한 믿음과 관심이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0돌파로 한국증시의 PER(주가수익배율)이 신흥시장 평균PER(13.5) 수준에 도달하는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제 한국증시가 세계증시에서 주목받는 시장으로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2000돌파로 주식도 이제 저축수단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 상무는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 추가 상승에 대한 의구심도 있지만 이제는 기업이익이나 경기전망에 근거한 펀더멘털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투자 패턴도 선진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0 돌파는 주식시장으로의 관심을 증대시켜 여전히 낮은 주식투자 저변인구 확대 및 가계자산 내 주식비중 증가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 시대, 투자자의 자세

아직 미숙한 투자 마인드는 2000시대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조급한 마음에 단기투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투자는 큰 이익을 낼 수 없을 뿐더러 급락의 아찔함을 감내해야 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

2000시대의 환호도 잠시, 서울증권과 SK증권(5,060원 890 -15.0%)의 낙폭은 이 날 증시에서 도드라졌다. 서울증권은 오전 한 때 3925원까지 상승했다가 하락반전, 호가폭주로 오후 12시30분간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다. 매매지연으로 동시호가 때까지 거래가 이뤄졌다. 이 날 서울증권(3,075원 340 -10.0%)은 9.96% 하락하며 3075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증권도 14.96%까지 하락했고 브릿지증권도 14% 넘게 하락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업종의 상승추세는 3~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일 급등세를 보인 몇 종목은 실적기반으로보다 재료가치로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자통법이나 M&A이슈를 갖고 있는 증권업종의 부각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이들 중소형 증권주를 중심으로 개인들의 매수가 몰려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변동성이 큰 것을 이용해 단기간 고수익을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대형 우량주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올라갈 수록 시장 참여 주체도 다양화 될 것”이라며 기관과 장기투자자들의 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 팀장은 “이들의 주된 매매 대상이 될 대형우량주, 중장기 성장주, 실적호전주를 개인도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 변동성이 컸던 종목들은 리스크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개인이 관리하기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신 상무도 "2000시대에는 기관의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매패턴이 중요하게 취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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