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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우창 전집5권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현역평론가로서는 최초로 김우창씨(57·고려대영문과교수)의 전집이 나왔다. 민음사에서 전5권으로 출간된『김우창전집』은 77년, 81년에 발간된『궁핍한 시대의 시인』『지상의 척도』를 1,2권으로 하고 3,4,5권은 81년이후 발표한 평문들을 모은 새책으로 꾸며졌다.
65년『청 맥 』에 「엘리어트의예」를 발표하며 평론활동을 시작한 김씨는 첫번째 평론집『궁핍한 시대의 시인』에서 문학작품을 통해 자아의 진실과 세상의 거짓사이의 고뇌를 파고들었다. 한용운·윤동주 등 망국의 가장 궁핍했던 시대를 산 시인들을 다루면서도 김씨는 시대상황과 작품을 앙상하게 대비시키지 않고 철학적·심미적 이성에 기초함으로써 상황과 함께 작품 고유의 철학적 깊이와 예술적 결을 살리려했다. 『말도 행동이나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의 세계에 던짐으로써 완성된다』며 말과 행동의 일치를 위해 노력해온 김씨는 유신·5공시대 민족문학의 양심과 이념, 그 괴로운 시대에 산출된 작품들에 대한 평을 2권『지상의 척도』와 3권『시인의 보석』에 묶고 다시 4,5권에서는 그 관심을 문화예술 전반 및 사회와 정치로 확산시킨다.
각기「현대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사회와 정치에 관한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4권『법 없는 길』과 5권『이성적 사회를 위하여』는 말이라는 문학행위와 현실참여라는 행동이 모두 앞서가던 80년대의 들끓은 민중시대, 이성적 사회를 위한 탁월한 균형감각을 지닌 글들로 읽힌다.
김씨의 전집을 내놓은 민음사 주간 이영준씨는『세상에 부화뇌동하는 지성이 아니라 치밀한 사색과 광범한 인문적 지식에 바탕한 균형감각이 사회는 물론 문화예술계에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에서 현실참여에 적극적이면서도 급진을 견제해 인문적·문화적 영역을 파수한 김씨의 전집을 내게됐다』고 밝혔다. <이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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