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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우진무역상사 고련호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사두기만 하면 값이 오르는 투자대상으로만 여겨왔던 그림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우진을 소더비·크리스티등 세계적인 그림 전문회사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일본 민속화를 주문받아 제작·판매하는 우진무역상사 고련호사장(30)의 야무진 포부다.
그는 일본의 경우 집집마다 그림을 걸어놓는 「도코노마」라는 공간이 있을 정도로 이미 오래전부터 그림의 대중화가 이뤄진 점에 착안, 그림(일본민속화)이야말로 일본을 대상으로 소차본으로도 사업을 시작할수 있는 업종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88년 2월 그는 통역도 없이 대한무역 진흥공사(KOTRA)에서 입수한 10여명의 바이어 명단만 지닌채 동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고씨의 나이 25세.
동업계에 대한 분석과 시장조사를 마친 뒤 같은해 3월 자본금 2천5백만원과 직원 5명으로 출발한 우진무역은 고씨의 적극적인 성격과 개척정신, 그리고 지칠줄 모르는 끈기로 창업 2년6개월만에 동업계 랭킹 3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는 25명의 직원과 연매출 70만달러의 건실한 그림 회사로 발돋움했다.
사업 경험과 기반이 없던 우진이 타업체를 제치고 이처럼 성장할수 있었던데는 지쿠센토(축전당)와의 운명적인 만남과 고씨의 승부사적 기질에 기인한다.
새로 거래선을 뚫는 것이 쉽지 않았던 당시 우진은 역시 그림시장에 막 뒤어든 지쿠센토에 모험을 걸었던 것이다.
단가·납품날짜·품질등 모든 납품조건을 전적으로 지쿠센토쪽에 맞춰주고 판매대금을 후불로 하는등 「지쿠센토 살리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내 그림 통신 판매회사로 자리를 굳힌 지쿠센토와 우진은 지금껏 끈끈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고씨는 『사업, 특히 무역업을 남성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오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여성들도 세계를 무대로한 교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을 권장한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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