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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청년을 꿈꾼다 19] 최고의 건강식품, 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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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14면

아침에 청국장 가루를 요구르트에 타서 마신다. 약간 비릿하지만 뱃살이 빠지고 몸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청국장 가루를 마시는 것이 일과가 됐다. 아침상의 반찬은 된장찌개와 김치가 기본. 점심에 되도록이면 콩국수를, 저녁에는 된장비빔밥이나 순두부를 먹는다.

콩 즐기면 늙어서도 '알콩달콩' #컨디션 좋아지고 여성 노화 늦춰 … 유방암 · 심장병 · 치매 예방도 효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윤용한(42)씨는 지난해 과로로 쓰러지고 나서 운동을 시작했고 식사에 신경 쓰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식단이 콩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콩 전도사’가 됐다.

“콩은 각종 단체에서 선정하는 최고의 건강식품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된장·청국장·두부·낫토 등을 가까이하면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학계는 콩을 가까이하는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유방암·난소암·전립선암·심장병·골다공증에 덜 걸리는 점에 주목한다. 콩에 많이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과 구조 및 기능이 비슷해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데 이것이 질병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폐경기증후군을 누그러뜨리고 노화를 늦춘다.

또 콩의 제니스테인과 글리세올린이 항암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적으로 만든 에스트로겐 제제가 오히려 암이나 심장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자연 에스트로겐’을 듬뿍 담고 있는
콩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심장병 등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레시틴이 많아 뇌를 건강하게 하고 뇌졸중과 치매를 예방한다. 레시틴은 신경세포의 활동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원료다. 따라서 뇌를 많이 쓰거나 가족 중 치매나 뇌졸중 환자가 있다면 콩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

콩에는 올리고당과 각종 섬유질이 풍부해 대장을 튼튼하게 하고 대장암을 예방한다.

올리고당은 장 속의 좋은 세균인 비피더스균이 잘 자라도록 도와 변비를 없애고 발암물질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콩에 풍부한 피틴산(酸)은 항산화, 해독작용을 하며 특히 아스파라긴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콩에는 각종 단백질이 풍부해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도 불린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콩에 많은 단백질 글리신과 알지닌이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 ‘호주의 의사들이 콩을 먹으면 안 된다고 권고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는데 오보로 밝혀졌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위원회는 “보도가 왜곡됐으며 콩 식품을 충분히 먹으면 건강에 좋다”면서 “다만 콩으로부터 특정 성분을 추출한 콩 보충제는 안전성에 대한 임상연구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은 육류나 어류를 전혀 먹지 않고 콩과 채소만 먹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콩만으로 대부분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두유를 마시고 밥과 함께 두부·콩자반·된장국·청국장 등 콩 성분만 섭취해도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통 의학계에서는 ‘콩 만능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콩에는 일부 비타민이 없으며 필수 아미노산 메티오닌이 부족하므로 다른 음식과 곁들이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콩에 든 사포닌 때문에 요오드·칼슘·칼륨 등이 배출되기 쉬운데 해조류와 함께 먹으면 이를 보충할 수 있다. 또 된장찌개에 부추를 넣으면 비타민 A, C를 채울 수 있다. 어린이가 우유 대신 두유만 먹으면 칼슘을 덜 섭취할 수 있으므로 멸치나 생선, 해조류 등을 먹어야 한다.

요즘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콩국수를 먹으면 좋다. 최근엔 곤약콩국수, 검은콩국수 등이 선보이고 있다. 콩국수는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반나절 정도 콩을 불려서 끓는 물에 5분 정도 익힌다. 찬물에 식혀 믹서로 간다. 국수를 삶아 콩 국물과 얼음을 넣고 수박·토마토 등을 고명으로 올려 먹으면 된다.

체질상 숙취 뒤에 뜨거운 콩나물국이나 북엇국을 못 먹는 사람은 해장용으로 찬 콩물을 마시면 아스파라긴이 해독작용을 해서 속을 푸는 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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