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조림 힘쓸 때다(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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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삼림의 환경적 역할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5일 맞는 식목일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자원의 조절을 위한 산림녹화에 이어 임목자원으로서의 경제림 육성에 삼림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환경 보전차원에서 삼림자원의 훼손은 국제적으로 금기의 대상이 되었다.
작년 6월 리우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관한 지구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삼림에 관한 원칙성명」은 조약만큼의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날로 파괴되고 있는 지구환경,특히 대기오염의 심각성과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을 완화내지 지연시키려면 삼림을 보전하고 그 면적을 확대해야 한다는 긴급한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는 도움이 됐다.
식물이 광합성작용에 의해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지구상의 생물들은 생존이 가능하다. 이런 자연섭리의 균형이 깨진 것은 인간이 석탄이나 석유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급증하는데다 세계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지구환경을 파국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지구의 처지가 이러한데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의 대기도 주로 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악화일로이고,특히 서울의 대기오염은 세계 3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게다가 공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심한 공해물질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우리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대기공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수목을 늘려 탄산가스를 비롯한 공해물질을 흡수시키고 차단하는 것이다.
식목이라 하면 습관적으로 산에 나무를 심는 것만을 생각하기 쉬우나 악화일로에 있는 우리의 환경현실에서 보다 긴급한 과제는 환경조림이다. 수목으로 울타리를 할 경우 자동차의 매연을 흡수하여 공기를 청정하게 하고 각종 도시소음을 절반이상 줄일 수 있다. 도심에 수목이 울창한 선진국 시민들은 자연을 찾아 멀리 여행을 할 필요가 없어 에너지의 낭비도 적다. 산에 나무심으러 간다고 교통편이다,도시락이다 해서 돈 쓰고 부산떨게 아니라 내 집주변내 직장주변에 나무 한 그루라도 정성스럽게 심고 돌보는 것이 보다 실제적인 식목이 아니겠는가.
식목행사도 그렇다. 묘목과 식목도구의 확보나 구체적인 식목지역의 할당없이 다짜고짜 90만 전공무원에 대해 동원령만 내렸던 정부의 발상은 한마디로 식목일을 일회성 행사만으로 끝내자는 과시요구에 불과하다. 좀더 치밀한 식목계획과 사전준비를 해야한다. 또 하루 행사로 그치는 식목일을 폐지하는 대신 식목기간을 정해 행사의 집중화로 인한 혼잡과 낭비를 피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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