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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여성 파출소장 탄생|서울 반포본동 파출소장 올해 경찰대 졸업 최은정경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무엇보다 주민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친절 경찰이 되겠습니다』지난달 25일 경찰대학을 졸업한 최은정경위(23·여)는 2일 서울 서초경찰서 반포본동 파출소장으로 부임, 1만6천여 지역주민의 민생치안을 책임진 경찰사상 첫번째 여성파출소장이 됐다.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어왔고 현장실습도 해봤기 때문에 두렵진 않습니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는 만큼 계급을 앞세우기보다는 경찰업무를 오래해 온 직원들의 실무경험을 존중할 방침입니다』가냘퍼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최소장은 야무지게 부임소감을 말했다. 최소장이 경찰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고교시절 부천서 성고문사건을 지켜보면서 여경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때문.
마침 8년만에 처음으로 경찰대에서 여학생 입학이 허용됐고 최소장등 여학생 5명이 89년 입학했다.
『처음에는 경찰대의 계급에 적응이 안돼 거부감도 심했고 빈틈없는 일과와 성 차별없이 실시되는 체력단련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1학년을 마치지도 못한 채 여학생 2명이 자퇴했지만 최소장은 함께 졸업한 뒤 2일 서울강남서 방범과 외근반장에 부임한 김숙진경위(24), 서울 종로서교통과 교통사고 반장에 부임한 오은영경위(23)와 함께「여경3총사」소리를 들으며 서로 격려했던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형사업무는 으레 거칠다고 하지만 피해자 가족이나 피의자에게 좀더 친절하게 봉사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3명 모두 형사 관련 부서에서「친절지팡이」가 되고싶다는 여경 3총사는『여자로 보지말고 경찰대학 출신 경위로 봐달라』는 것이 한결같은 주문.
경위계급장을 단 3명의 여경 모두 대학재학중 익힌 합기도·태권도가 수준급에 오른「슈퍼우먼」들이다. 남자동기생 1백8명을 제치고 경찰대를 수석 졸업, 화제가 됐던 김경위는『경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꾸기 위해선 경찰 내부가 우선 깨끗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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