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이색휴가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독서·스위트홈·건강증진” 등 명목 줄이어
기업들마다 이색적인 휴가가 늘고 있다.
오디오 전문업체인 인켈은 지난달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1주일씩의 독서휴가를 주었다.
회사 경영에 관련된 책 2권을 읽고 독후감을 적어내는 것 말고는 모두 자유.
한화그룹도 지난해부터 그룹에서 운영하는 콘도를 이용한 5박6일의 독서휴가를 주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연월차 휴가를 제외하고 중역급 이상에 대해 상·하반기로 나눠 5일씩 모두 10일을 더 쉬게 했다.
상반기 5일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영을 설계해보라는 경영구상 휴가이고,하반기 5일은 건강을 돌보는 건강증진휴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매년 2박3일씩의 결혼기념 휴가는 (주)대우의 특색있는 휴가다.
숙박비와 교통비 35만원 모두 회사측 부담으로 대상지는 대우가 운영하는 경주 힐튼호텔. 몇년전에 설악산에서 경주로 바꾸었으며 최근에는 제주도 등 다른 대상지도 물색중이다.
이같은 특별휴가 말고도 요즘에는 연월차 휴가에 색다른 이름을 붙여 의무적으로 보내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미원그룹의 경우 리프레시 휴가(3개월마다 3일씩)·스위트홈 휴가(한달에 하루)·생일휴가 등 세가지로 나눠 연월차 휴가를 꼭 가도록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일요일 특근까지 시키며 일을 독려하던 때와는 딴판으로 기업들이 최근 정부의 공휴일 축소 논의에 대해 꼭 찬성만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이 정부의 생각을 「더 열심히 일해보자」는 정도로 받아들이며 노동의 양보다는 바람직한 휴가를 통해 근로의욕과 노동의 질을 높이는데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이철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