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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호… 누구인가/“깨지면 깨졌지…”전형적 공수부대 기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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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처가쪽 상속 많아 조사대처에 자신감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던 86년 3월 당시 신민당 김동영원내총무(작고)는 얼굴이 퉁퉁 부은채 집에 드러누워 있었다. 이른바 「국방위 회식사건」직후였다.
당시 육사 13기의 선두주자이던 정동호 육참차장(중장)이 김 총무 등 국방위 소속 의원들과 서울 회현동의 모요정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시답잖은 일로 양측간에 시비가 일어나자 모 장군이 김 총무의 안면을 강타하는 등의 불상사가 발생해 한동안 장안의 화제가 됐다.
그로부터 정확히 7년 뒤인 93년 3월31일. 정 의원은 김 총무와 함께 과거 「좌 동영 우 형우」로 불리던 김영삼대통령의 측근 최형우사무총장 주도의 민자당 당기위에서 제명처분을 받는 신세가 됐다. 민자당이 정 의원에게 그동안 의원직 사퇴를 종용한 것은 당 재산공개 실태파악특위 조사결과 도공사장 재직시 친지명의로 고속도로변 주유소를 따내고 부인명의의 부동산이 너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당 고위관계자들은 『정 의원의 고집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김문기의원의 전격구속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정 의원을 잘아는 육사 출신 의원들은 정 의원이 대부분 처가에서 물려받은 부인의 재산에 대한 자신감과,「깨지면 깨졌지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전형적 공수부대 출신 기질을 갖고있어 정면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자신감과 비타협적 성격이 스스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 의원은 「국방위 회식사건」까지는 육사 동기생중 선두로 달렸으나 그 때문에 중장으로 예편됐다.
육사 출신 의원들은 그를 『사내답다』『과격한 인물』『행동파』라고 말한다.
민자당 내의 육사동기생들인 신재기·윤태균·민태구의원 등이 주로 보병으로 군 생활을 한데 반해 정 의원은 준장진급 때까지 거의 공수부대에서 근무했다. 정 의원은 80년 과도기때 청와대 경호실장도 지냈다. 이같은 경력이 그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 정 의원을 만나 의원직 사퇴권유의 임무를 맡았던 권해옥사무부총장이 얻어맞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고사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동기생들에 따르면 정 의원의 처가는 부자여서 현역시절 동기생들의 부러움을 샀다고 한다. 처가 재산으로 부동산을 이리저리 불린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정 의원은 처가덕으로 재산이 많은게 무슨 죄냐는 인식을 갖고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정 의원은 충남 천안의 절대농지를 위장전입 형태로 매입하는 등 무연고지 부동산이 과다한데다,경기 하남 철거민들의 딱지를 산뒤 개발 제한구역에 호화빌라를 짓고 미등기 전매하는 등 투기혐의가 두드러졌다는게 특위위원들의 설명이다.<이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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