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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신고액 지사보다 많다/차관급 재산공개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여론에 촉각… 부동산 매입경위 상세히 밝혀/액수적은 김훈기노동차관 “음지경력 반영”
○…상속재산 「과다」로 해명에 남달리 신경쓴 정성진대검중수부장은 부인 서신덕씨(52)가 유산을 남겨준 어머니의 작고 1주기를 맞아 장학금을 기탁한 사실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재산신고 설명자료에 첨부.
서씨는 88년 4월14일 모언론사에 남편 소개없이 김복희장학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해 미담기사로 보도됐었다.
○보충설명 10장 곁들여
○…김병학 광주고검차장 검사는 자택·자가용·예금 등 9개항목의 재산 9억9천여만원을 신고하면서 10장에 달하는 보충설명을 곁들여 검찰간부중 「성실신고」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
김 검사장은 「재산취득 내역」이라는 별지자료를 첨부,자신의 아파트 낙첨 및 당첨경위와 임야에 자라있는 수송 및 그루수 등까지 명시했는가 하면 「재산형성 과정 및 자금내역」을 통해 『한치의 오해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역력히 피력.
○재산 줄이고 빚은 늘려
○…강두현경찰위원회 상임위원은 재산외형이 34억6천3백여만원인데 비해 신고액은 9억8천여만원에 불과.
강 위원은 서울 역삼동과 부산 재송동의 점포사무실 등 4건의 부동산가격은 시가에 훨씬 못미치는 공시지가나 과세시가로 신고하면서 임대보증금 등 채무는 실제액수인 25억여원으로 신고,재산총액을 줄인 것.
○…14명의 시·도지사와 차관 등 15명이 재산공개를 한 내무부는 일부 지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이렇다할 투기의혹이 제기되지 않아 「가지 많은 나무」치고는 바람이 적어 일단은 안도.
그러나 김덕영충북지사와 이균범전남지사가 무연고 지역에 땅과 자신 및 부인·자녀 명의로 다양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투기의혹이 일자 나름대로 공개된 재산내용을 분석하며 언론의 보도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민감한 반응.
11억8천5백여만원의 재산을 공개한 최인기차관은 아파트의 경우 기준시가 외에 매입연도와 매입경위·매입가를,서울 포이동에 있는 대지도 공시지가 외에 토지매입 목적과 함께 매입경위를 「공개경쟁입찰 매입」으로 자세히 밝혀 투기의혹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
○콩코드승용차는 누락
○…교육부는 이천수차관(5억9천만원),모영기국립교육평가원장(3억9천6백만원),박영석국사편찬위원장(7억6천만원) 등 해당 3인 모두가 각료중 최하위를 기록했던 오병문장관보다 재산이 많은 하극상(?)을 연출.
이들 모두 전체 평균액수에는 못미치나 다른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소유부동산가격을 공시지가·시준시가로 일제히 신고,『교육계 인사답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있는데 이 차관과 모 원장은 보유주식을 시가(5천2백만원,3천만원)가 아닌 액면가(1천2백만원,8백80만원)로 각각 낮춰 신고했고 특히 모 원장은 1천만원이 넘는 콩코드승용차를 목록에서 누락.
○일부는 엄청난 땅부자
○…사표로서 존경받는 시·도교육감의 재산이 평균 8억3백만원으로 시·도지사의 평균재산 7억5천2백만원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 주목.
특히 이들 교육감중 일부는 엄청난 땅부자로 김병두강원교육감은 화천군 일대에 임야·전답 등 모두 42필지 10만2천9백92평(신고가액 9억2천2백만원)을,김주현경북교육감은 14필지에 16만4백15평(신고가액 1억4백50만원)을 각각 소유하고 있었으며 백승탁충남교육감은 32필지에 2만2천7백71평(신고가액 7억8천4백37만원)이나 됐다.
○아내 땅 나중에 알았다
○…본인과 가족들 명의의 재산 14억3천여만원을 신고한 최수병보사부차관은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기 전인 26일 기자실에 들러 신고한 재산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등 혹시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까 몹시 경계하는 모습.
최 차관은 국회의원들의 재산공개에서 확인된 갖가지 부정사례를 의식한듯 『재산목록 작성과정에서 집사람을 다그쳤더니 시집오기 전에 사둔 23평짜리 자투리땅이 확인됐다』『고향에 계신 부친은 한푼도 없다고 했지만 내가 직접 종합토지세 납부실적과 거래은행을 추적,확인해 신고했다』『대학원생인 아들 이름으로 1천8백만원짜리 예금이 있는데 가정교사를 해서 번돈과 장학금을 모은 것이다』『내가 가진 땅은 모두 물려받은 그린벨트 내의 고향땅』이라고 취득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
○…이건개대전고검장은 자신의 재산 7억9천5백만원과 함께 선친 이용문장군의 묘역 등 가족재산 1억9천만원을 별도항목으로 신고해 눈길.
이 고검장은 서울 우이동 산 65 일대 3천9백24평에 달하는 이 장군 묘역이 이 장군을 흠모하던 박정희대통령이 62년 「고 이용문장군 묘소이장위원회」설치를 지시,대구에서 지금의 5·16묘역으로 이장한 것이라는 부연설명.
○축재는 생각도 못했다
○…김훈기노동부차관이 공개한 재산총액이 3억6천2백45만원으로 하위수준으로 나타난데 대해 측근들은 『김 차관의 경력을 살펴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
즉 61년 총무처 주사보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 차관은 그동안 통일원과장,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운영국장 사무차장,평남지사 등 30여년간 이권·인허가와는 거리가 먼 자리만을 거치다 보니 축재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는 것. 이 때문에 부인 이계일씨는 85년부터 3년간 서울 종로에서 조그만 한복맞춤가게를 운영,직접 바느질을 하면서 남편의 박봉에 쪼들리는 생활비를 보태다 그나마 대학입시를 앞둔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그만두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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