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확산」일본도 한국과 똑같이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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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발표한 것에 온 세계가 걱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즉각「중대한 사태」로 우려의 뜻을 표명하는 동시에 관계국들과 협조를 해가면서 북한에 대해 이번 결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행동에 대해 한국민 여러분께서 꼭 알아 주셨으면 하는 점이 두 가지있다. 하나는 핵문제에 대한 일본인의 일관된 심각한 문제의식 이며, 또 하나는 이 문제에 있어서 일본은 한국과의 협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이 세계에서 유일한 원폭 피해국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결과 일본국민 전체가 세계에서가장 확고하게 핵무기를 싫어하고 일본정부 또한 철저한 비핵정책을 준수해 온 것은 한국에서는 그다지 인식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일본,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전보장에도 매우 중대한 위협이며, 일본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교섭에서「핵개발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교정상화는 어렵다」고 시종일관 주장해온 것은 이와 같은 체험에 바탕을 둔 일본의 변함 없는 강력한 입장이지 핵문제를 정상화 교섭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담이지만 플루토늄 문제를 계기로 한국언론들이「일본이 핵무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논조를 전개 했었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오해다. 플루토늄도 입은 장기적인 에너지정책 수행상의 조치로서 이 플루토늄으로는 조성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핵무기제조는 불가능할 뿐더러, 또 만일 핵무기를 제조하려 할 경우에도 일본이 받고 있는 엄격한 IAEA의 사찰로 즉시 판명되고 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본 국민 스스로가 절대로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원폭피해 체험이 정책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냉전 종식후의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며 변동의 와중에 있고 일본은 동북아시아의 안전보장 면에서 한국과 공통의 이해 관계에 있다. 그리하여 일본은 민족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을 지지하며 북한과의 교섭에서도 한국측 입장에 서서 긴밀한 협조행동을 취해왔다.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대해서도일·한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일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은 한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이상 말씀드린 두가지 점에서 한국은 일본을 신뢰해도 좋을 것이다.
소천향태낭<주한일본대사관 광보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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