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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 오늘 밤 티오프 '악마의 발톱'은 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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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1999년 열린 디 오픈 최종라운드 18번 홀. 3타 차 선두를 달리던 장 방 드 벨드(프랑스)가 배리의 개울에 공을 빠뜨린 뒤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커누스티 AP=연합뉴스]


19일 개막하는 136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이 열리는 커누스티 골프장은 난코스 중의 난코스다. 2005년 발간된 책 '세계 100대 어려운 홀'에 2개나 선정됐다.

6번 홀과 18번 홀이다. 그러나 이 책 18번 홀 편엔 16, 17, 18번 3개 홀을 다뤘다. 커누스티의 4개 홀이 세계 102대 어려운 홀에 포함되는 격이다. 이곳이 악마의 링크스라 불리는 '커누스티의 발톱'이다.

6번 홀. 별칭은 호건의 좁은 길이다. 578야드로 요즘 파5 홀치곤 그리 긴 편이 아니지만 워낙 좁아 길어 보인다. 바람이 불면 맞바람이어서 코스는 더 길어진다. 1995년 스코티시 오픈에서 콜린 몽고메리는 드라이버를 두 번, 1번 아이언을 한 번 사용해 그린에 겨우 도달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홀이라고 책은 평했다. 왼쪽으로는 OB 구역이며 페어웨이 가운데엔 항아리 벙커, 오른쪽은 깊은 러프다. 310야드 이상을 쳐야 벙커를 넘긴다. 그런데 맞바람이 잦아 쉽지 않다. 1953년 벤 호건은 이곳에서 페이드 샷으로 OB 구역과 벙커 사이의 좁은 페어웨이를 공략해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15년 후 잭 니클로스는 같은 방법으로 공략하다 페이드가 걸리지 않는 바람에 OB를 냈고, 2타 차로 우승을 놓쳤다. 그린 쪽으로 가면서 오른쪽에 개울이 흐르는데 왼쪽 OB 펜스와 물 사이가 20야드에 불과한 곳도 있다.

책은 "커누스티의 마지막 3개 홀은 골프 코스 끝내기 홀들 중 가장 어렵다"고 단정했다. 마지막 3개 홀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렵고 피비린내 나며 어렵고 어렵다"고 선수들은 말했다. S자로 흐르는 배리의 개울이 3홀에 걸쳐 있다.

245야드 파3인 16번 홀은 톰 웟슨이 1975년 디 오픈에서 우승할 때 플레이오프까지 다섯 차례 공략해 한 번도 파나 버디를 잡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는 "가장 어려운 파3"라고 말했다.

461야드 17번 홀은 배리의 개울이 페어웨이를 두 차례 휘감고 지나간다. 티샷이 멈추는 곳이 물로 둘러싸여 있어 '섬'으로 불린다. 파워히터들은 개울을 완전히 넘길 수 있지만 개울 넘어 페어웨이가 좁아 도박이다.

18번 홀은 골프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승부의 홀이다. 1999년 열린 디 오픈에서 장 방 드 벨드(프랑스)는 3타 차로 앞서다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연장에 끌려갔고 결국 우승을 내줬다. 499야드로 길고 개울과 벙커와 러프가 겹겹이 둘러처져 있다.

한편 야후 스포츠는 디 오픈에서 우승할 것 같은 'PGA투어 파워 랭킹 10위'를 발표하면서 우즈(미국)에 이어 최경주(나이키골프)를 2위로 선정했다. 미국의 골프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골프 닷컴이 실시하고 있는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선수들 중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 설문에서도 최경주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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