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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위협 가시화” 탈퇴번복 촉구/외교카드·최후선택 놓고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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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 NPT탈퇴 일의 반응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에 일본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일본언론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일 정부의 대응,각국 반응 등을 크게 싣고 해설 등에 지면을 크게 할애했다.
일본정부는 한국·미국·중국·러시아 등 주변 각국과 긴밀한 연락을 취해가며 국제사회가 결속,북한에 탈퇴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외상은 12일 오후 담화를 발표,『북한의 행동은 NPT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중대한 사태를 가져올 것』이라며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미국 등 다른 NPT가입국가들과 협력,북한에 대해 탈퇴결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은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 결정과정에서 「유연한 대응」을 주장해왔던 중국의 북한설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행동으로 당분간 북한·일본 국교정상화 교섭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일본외무성은 보고 있다.
한편 일본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NPT탈퇴에 대해 『올것이 왔다』『핵문제를 국제문제에서 남북문제로 끌고 가려는 술책』『핵무기보유에 승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토 가쓰미(좌등승기) 월간현대코리아연구소장은 『북한·일본간 국교정상화 교섭,남북회담결렬과 김정일의 방중중지 등은 모두 북한이 주도권이나 승산이 없을 경우 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은 가까운 시일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처해있는 어려운 입장에서 벗어나는 길은 핵무기보유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대일·대미·대남한교섭에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사토씨의 견해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하지 못하면 한국을 비롯,중동국가들이 모두 핵무장으로 달려나갈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북한의 핵문제는 결국 이라크문제처럼 전개돼 유엔에 의한 경제·군사적 제제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시즈오카(정강)대 이즈미 하지메(이두견원) 교수는 『북한의 핵문제를 국제문제에서 남북문제로 끌고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따.
그는 『북한이 IAEA특별사찰을 계속 거부할 경우 결국 유엔안보리로 가게 되기 때문에 북한은 NPT탈퇴로 국제법상 문제를 안보리로 가지고 가기 어렵게 하려는 것같다』고 밝혔다.
이즈미교수는 『결국 북한은 한반도의 핵문제를 논의하는 유일한 창구인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에서 남북상호사찰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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