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해 대학 갈래요|고교생 된 매·난·국·죽 네쌍둥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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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매·난·국·죽」강원도 정선의 일란성 네쌍둥이 자매가 어엿한 여고생이 됐다.
이들은 2월15일 사북여중을 졸업하고 5일 대전시 원내동 충남방적부설 충일여고에 입학,「일하며 공부하는」여고생활에 들어갔다.
네 자매는『남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 꼭 대학에 나란히 들어가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얌전이 언니」일매양은『기숙사에서 넷이 한방에 같이 있어 서로 아끼고 도우며 지낸다』며『매월 월급에서 20만원씩 모아 정선의 부모님께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남의 도움만 받고 살수 없잖아요. 그래서 아버지와 의논 끝에 지난 1월 충남방적에 취직, 자립해 살기로 한 겁니다』
넷중에 가장 개성이 강하고 활달한 셋째 일국양은『우리가 어릴 적에 보살펴준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여성이 되겠다』고 야무진 각오를 보였다.
이들의 이야기는 77년5월 당시 정선군 북면구 절리 우체국 임시 집배원이던 아버지 최병규씨(51)가 네쌍둥이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친권을 포기하고 키워줄 독지가를 찾는다는 사연이 중앙일보에 보도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었다.
충남방적 부설 충일여고 이상구 교장(60)은『정선의 마스콧인 네쌍둥이가 우리학교에 입학한 것이 기쁘다』며『그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탁경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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