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집중력 없는 아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 짜리 아들이 좀처럼 한가지 일에 주의를 집중시키지 못합니다. 유치원에서는 잠시도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늘 두리번거리며 엉뚱한 곳을 처다 보는 등 자신이 해야할 일에 몰두하질 않습니다.
전문기관을 찾아가야 할는지, 아니면 가족들이 잘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지현<서울 중계동>

<답>주의집중시간이 너무 짧고 산만하면 생산적인 활동이 어렵고 학습능률도 오르지 않으므로 유아기 중 집중력을 길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주의집중력 발달 속도는 어린이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너무 당황하지 말고 어린이의 주의집중을 방해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첫째 신체·언어·인지·사회성 등이 정상적으로 발달했는지 살펴서 전반적으로 발달이 늦었다면 그 어린이의 수준을 넘는 과제 때문에 주의가 산만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가정불화나 애정결핍 등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정이 주의집중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가정이나 유치원환경이 유독 복잡하고 시끄러워도 산만해질 수 있지요.
넷째 발달수준이 정상이라도 특정 학습이나 인지영역의 발달이 늦은 「학습장애」라든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으므로 어린이가 발달과정에서 특별한 이상을 보였거나 아주 오랫동안 주의 산만한 상태가 계속되고 부모·교사의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정도라면 전문상담 기관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교육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밖에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나 부적절한 대응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어린이의 놀이를 어른이 일방적으로 중단시킨다든가, 어린이에게 너무 어려운 것을 하도록 강요하는 등으로 주의 산만을 조장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어린이가 주의 산만한 행동을 보일 때 무작정 윽박지른다든 가 나무라지 마세요.
지나친 기대나 염려는 삼가고, 모처럼 어떤 일에 집중했을 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쉽고 오래 걸리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 차츰 더 수준 높은 것을 익히도록 하면 어린이가 무리하지 않고 집중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조용하고 차분한 가정 분위기를 갖춰주고, 부모 스스로 질서 있고 계획적인 생활태도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도움말=인간발달복지연구소 이주희 연구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