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새 사령탑 김운용씨|문화체육부와의 호흡조정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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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체육계는 문민정부를 맞아 걱정과 불안에 휩싸여 있다.
권위주의 정권시절 86, 88 양 대 행사를 치르면서 세계 속의 한국을 주도해온 체육이 이제 과연 어떻게 개혁되고 변모될지, 그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부의 신설에 따라 예상되는 한국체육정책의 변화로 많은 혜택을 받아온 엘리트 체육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격동기에 한국체육계의 수장으로 등장한 김운용(62) 신임 대한체육회장은 IOC부위원장 및 세계태권도연맹총재 등을 역임하며 국제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체육회는 새 체제·새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김 신임회장을 「스포츠초대석」에서 만났다.
-문민시대를 맞아 대한체육회의 방향은 어떤 식으로 정립되어야 합니까.
▲체육계도 신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이념에 맞추어 안정과 개혁을 함께 추구해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체육정책에 대한 것은 신설되는 문화체육부와 협의할 생각입니다만 체육의 주역은 대한체육회인 만큼 체육회가 주도가 되어 방향의 가닥을 잡아나갈 것입니다. 한국체육이 끊임없이 올림픽운동의 주역으로서 세계 속의 체육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복지국가의 첨병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체육이 잘되면 나라도 잘된다」는 것은 선진국들의 교훈입니다.
-대한체육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착수할 일은 무엇입니까.
▲우선 문화체육부와 대한체육회의 위상정립을 이루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한 체육인의 복지향상을 위해 만든 국민체육진흥공단과도 위상 정립을 끝내야 합니다. 국제올림픽 헌장에도 올림픽으로 얻어진 과실금은 경기단체지원 등 체육의 복지향상을 위해 쓰도록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 같은 관계정립이 마무리되면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위상도 시대에 맞게 정립할 것입니다. 미국과 벨기에는 양 단체가 함께 공존하고있으나 일본은 최근 분리했습니다. 우리 실정에 맞는 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대한체육회의 앞으로 시급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가장 급한 것이 재정자립입니다. 하루이틀사이에 되는 일은 아닙니다만 우선 국고와 국민 체육기금으로 경기단체와 체육회사업을 지원한 후 장기적으로는 스포츠마케팅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한 세미나 등을 개최할 것입니다. 이 같은 발판을 마련한 후 KOC도 일본올림픽위원회처럼 방송 중계료와 스폰서를 잡고 올림픽관련 상품권자 및 공급권자가 되는 등 적극적인 수익사업 펼쳐나가겠습니다.
-대한체육회의 차기 집행부 구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집행부 구성과 시기는.
▲선거를 도와준 측근이 요직에 앉는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만 인사는 상식입니다. 나는 파벌인사를 지양합니다. 측근들도 능력 있는 인사라면 당연히 발탁해야지요. 스포츠를 사랑하고 헌신적이며 열의 있는 인사가 우선입니다. 그러나 탈법·부정을 일삼은 사람은 철저히 배제해 다음주 초 집행부를 구성할 것입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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