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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특집 편성 적지만 내용충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세 방송사의 올 3·1절 특집은 대통령 취임관련 특집에 밀려 양적인 면에서는 예년에 비해 크게 부실한 편이다.
그러나 MBC-TV의 특집극 『님의 침묵』, SBS-TV의 다큐멘터리 『다시 부르는 기미가요』, KBS-1TV의 좌담 『1919, 한반도와 세계』는 한번쯤 볼만한 프로들이다.
3·1절 특집 중 유일한 드라마인 『님의 침묵』(이은교 극본·조중현 연출)은 만해 한용운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연극배우 겸 탤런트인 노영국이 삭발까지 하고 한용운 역을 맡았고 선우은숙이 그의 부인과 관음보살 역을 동시에 맡아 1인2역의 연기를 보인다.
이밖에 최린 역에 박영지, 만해의 스승 서진아역은 서학, 이승훈 역은 성우출신 탤런트 최낙천씨가 맡았다. 3월1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2부작으로 연속 방영된다.
1일 밤 10시55분부터 55분간 방송되는 SBS·TV의 『다시 부르는 기미가요』는 패전이후 4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총체적으로 짚어본 프로.
황위승계의식과 언론의 보도자세,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둘러싼 동향, 전황과 자위대 간부의 정치적 접촉, PKO협력법안 통과와 자위대 파병, 플루토늄 반입 등 최근의 신 군국주의 부활 조짐들을 소개하고 이러한 움직임들이 한반도와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해본다.
1일 밤10시부터 50분간 방송되는 KBS-TV의 『1919, 한 반도와 세계』는 3·1운동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자리 매김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놓고 벌이는 토론프로.
3·1운동을 단편적인 사건으로 다루지 않고 우리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세계사적 흐름에 비추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 다양한 시각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토론의 진행을 「연합군이 패했다면 독립이 빨랐을까」와 같은 사안별 물음을 던지고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풀어 나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시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남재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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