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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모토로라 공세 이렇게 막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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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하반기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한국에서 철수했던 세계 1위 업체 노키아가 재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고, 세계 4위인 소니에릭슨 역시 프리미엄폰을 앞세워 국내 진출을 노리고 있다. 세계 2위인 모토로라는 이달 초 ‘레이저’의 후속작인 ‘레이저 스퀘어드(RAZR2)’를 출시하면서 세계 첫 판매처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 같은 글로벌 업체의 공세를 맞아 국내 업체도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삼성전자·LG전자 관계자로부터 3세대 휴대전화 전략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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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조진호 상무…"통신방식 관계없이 로밍 가능하게 차별화”

 삼성전자의 국내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는 조진호(사진) 상무는 “삼성은 앞선 기술력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고객을 만족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 상무는 “삼성은 세계 일류 품질을 요구하는 고객과 다양한 콘텐트를 원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꾸준히 파악해 차별화한 제품과 고객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급증하더라도 노키아나 소니에릭슨 등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준 높은 한국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고 유통망이나 애프터서비스망을 구축하는 데도 어려움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국내외 시장에서 3세대 휴대전화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토대로 끊임없는 차별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선 5월 초 미니스커트폰을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엔 두께가 11㎜정도인 슬림폰을 계속 내놓을 방침이다. 제품마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걸림이 전혀 없는 매끈한 보디 디자인, 세련된 키패드를 적용하고 있다.

 또 미국 통신 방식(WCDMA)이든, 유럽 통신 방식(GSM)이든 관계없이 로밍이 되는 휴대전화로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조 상무는 “경쟁사들 제품은 일부 모델만 통화 방식에 상관없이 로밍이 되지만 삼성 휴대전화는 통신 방식에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로밍 기능을 지원한다”며 “휴대전화 형태도 폴더와 슬라이드, 바 타입 등 다양하게 만들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하반기 출시할 휴대전화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지금보다 훨씬 높이는 한편, e- 메일과 웹브라우징 기능을 특화한 스마트폰(일명 블랙잭)도 선보일 계획이다.

 조 상무는 “초당 7.2MB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휴대전화를 하반기에 집중 출시할 것”이라며 “통신회사의 이동통신망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 휴대전화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LG전자 황경주 상무…"화상 통화만 아닌 개인정보 단말기로 만들 것”

 LG전자의 3세대 휴대전화기 개발 전략은 인터넷 기반의 멀티미디어 단말기다. 이 회사 황경주(MB 한국사업부장·사진) 상무는 “그저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바일 개인정보단말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이동방송(DMB)이나 주문형비디오(VOD), 모바일 사용자제작콘텐트(UCC) 등 동영상 데이터를 빠르고 선명하게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3월 본격적으로 열린 국내 3세대 휴대전화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황 상무는 “상반기에 30만~40만원대 대중형 모델로 초기 3세대 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해 ‘3세대폰=LG’라는 이미지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 국내에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가장 빠른 ‘초스피드 HSDPA폰’ 등으로 3세대 휴대전화 시장에서 선두(시장점유율 약 40%)에 올랐다. 올해 3세대폰 국내 시장 규모를 500만 대로 본다는 황 상무는 “하반기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3세대 휴대전화 출현으로 국내 휴대전화 시장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판매가 미미했던 개인휴대단말기(PDA)·스마트폰 등 개인정보단말기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황 상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단말기의 강점인 ‘감성 디자인 코드’가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성 코드는 최근 미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휴대전화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개념. 하지만 아이폰의 핵심 개념인 터치 스크린은 LG전자의 ‘프라다폰’이 선배격이다. 이 때문인지 미 CNN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2.0’은 최근 ‘아이폰 대안 휴대전화 10선’ 중 1위로 프라다폰을 꼽기도 했다. 황 상무는 “명품 개념으로 만든 프라다폰은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데 이어 국내에서도 5월 출시되자 하루 평균 1000대 이상 팔리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기능을, 원하는 디자인으로 서비스한다는 ‘커스터머 인사이트’가 3세대폰 시장 전략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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