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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DHL 미국 ‘화물 허브’ 윌밍턴 공항을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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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각국 고객들이 맡긴 소포를 싣고 날아든 DHL 화물기들이 미 오하이오주 윌밍턴의 DHL 전용 공항에 짐을 내리고 있다.


 “DHL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은 물론 북한에도 화물을 운송합니다.”

 지난달 13일 미국 오하이오주 윌밍턴 허브에서 만난 린지 벌리 미국 DHL 수석 부사장은 “고객이 원하는 곳이라면 지구촌 어디라도 하루 만에 화물을 실어다 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 225개 국 12만여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 화물운송업계의 최강자인 DHL이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한국 기자들에게 미국 화물 허브인 월밍턴 공항을 공개했다. 특히 DHL코리아는 올해 인천공항에 국내 최초로 자동 분류 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물류업계는 일부 자동분류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전자동 분류 시스템은 도입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DHL이 앞장서 자동화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이다. DHL코리아의 앨런 캐슬 사장은 “한국 국제항공특송 산업이 2010년까지 연평균 6.4%의 고성장을 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인천을 동북아 물류 허브로 발전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비전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HL 측은 월밍턴 허브 공항의 화물자동분류시스템을 보여주며, 화물 분류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달 찾았던 윌밍턴의 DHL 공항은 밤11시부터 화물기 100여 대가 내려놓은 화물들을 자동으로 분류해 목적지별로 실어 나르고 있었다. 이날 화물기에서 내린 170만 개 화물은 다음날 오전까지 목적지에 배달된다고 했다.

 분류작업은 화물기가 각 계류장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직원들이 화물을 크기별로 분류기에 올려놓으면, 수하물들은 3400m 길이의 컨베이어 벨트를 돌며 목적지별로 자동 분류된다. 화물의 분류작업은 바코드가 읽힐 수 있도록 화물을 똑바로 올려놓는 작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컨베이어벨트와 바코드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진행된다. 운송도중 바코드가 떨어져 목적지를 알 수 없는 화물은 컨트롤룸에 앉은 직원들이 원격화상으로 전송되는 필기체를 읽어 바코드로 바꿔 입력한다.

 이곳 공항 시설은 DHL이 운영하는 전용공간이다. 민간 공항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126대의 비행기 파킹램프가 있고, 756만L 연료 저장탱크, 3262m와 2743m 두 개의 활주로를 갖고 있다.

DHL이 자체 공항 부지로 인구 1만2000의 이 시골마을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배송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미국 인구의 60%가 윌밍턴에서 한 시간 비행 거리 권역에 집중돼 있어 미 중ㆍ동부 지역을 효율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화물트럭으로는 이들 지역에 이틀 안에 배송을 완료할 수 있다. 한국에서 날아오는 화물 서부지역은 캘리포니아주 LA근교 리버사이드의 DHL 물류기지에서 분류돼 하룻밤 새에 미국 전역으로 배달할 수 있다.

 DHL은 1969년 미국에서 화물 택배사업을 시작했으며, 이보다 앞서 미국내 화물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UPSㆍ페덱스 등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국제화물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2005년 말 현재 전 세계 국제 특송 시장에서 점유율 34%로 1위를 기록 중이며,페덱스 21.5%,UPS 19.1%,TNT 11.9% 등이 뒤를 잇고 있다.

 
◆DHL은

-설립:1969년

-본사:독일 본(2003년 도이체 포스트 월드넷그룹이 인수)

-2006년 매출액:870억 달러

-직원수:50만2500명

-서비스 지역:225개국 12만개 도시

-전세계 화물 분류시설:4730개소

윌밍턴(오하이오주)=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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