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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뻘뻘 박 부장, 귀까지 막힌다

중앙일보

입력

평소 유난히 땀이 많은 김 부장. 그런데 가끔씩 귀까지 어둡다. 오늘도 회의 시간에 팀원들의 얘기를 제대로 듣지 못해 다시 설명을 반복하는 상황이 몇 차례 발생했다.

김 부장은 아직 30대 후반인데다가 다른 몸의 피로나 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최근 들어 왜 귀가 먹먹한지 스스로 의아했다.

단지 그에게 문득 떠오른 것은 그가 꽤 오랫동안 귀를 파지 않았다는 것. 그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 땀 많이 흘리는 사람, 귀지와 땀 섞여 귀 막힐 가능성 높아

평소 질환이 없다고 하더라도 귀가 잘 안 들리는 경우가 있다. 만약 귀에서 귓물(이루)이 나오지 않고 통증이나 다른 증상이 없는데도 어느 순간 귀가 막막하다면 가장 먼저 귀지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소음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 환자수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땀을 유난히 많이 흘리는 사람이 오랜 기간 귀를 파지 않았다면 귀지로 인해 귀가 막혔을 가능성도 있다.

귀지가 있는 외이도도 일종의 피부이기 때문에 땀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외이도에도 땀이 많을 수 있고 이 땀이 귀지와 섞이면 물귀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마른 귀지와 달리 물귀지는 스스로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자꾸 안에서 쌓이다 보면 원래의 크기보다 불어서 부피가 커져 답답함이나 귀가 먹먹한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최호석 교수는 “때에 따라 물귀지가 많이 쌓여 있으면 물귀지가 공기의 흐름을 막고 귀 안쪽이 습해 곰팡이 균이 고막에서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충고한다.

또한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먹을 때에도 귀지가 축축하고 끈적거리면서 외이도의 좁은 부위에 갑자기 귀지가 뭉치는 경우가 있다.

◇ 물귀지도 함부로 파면 위험

평소 귀지를 단지 지저분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귀지는 귀지선에서 분비되는 피부기름과 각질이 합쳐져 생기는 것으로 더러운 것이 아니고 외이도의 피부를 덮어 외부 자극이나 세균으로부터 건강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에 귀지를 파내면 외이도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습관적으로 후비게 되면 만성 외이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귀지는 함부로 파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정설. 불결하거나 잘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귀를 자주 파 귀지를 제거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귀지는 귓속의 ‘실리아’라는 섬모가 귀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해서 억지로 파지 않아도 저절로 나오게 된다.

그러나 귀지가 너무 많아 외이도를 막으면 난청, 외이도염, 고막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같은 경우에는 귀지를 파야한다. 다만 귀후비개나 성냥개비 등 날카로운 물체를 사용하지 말고 면봉 등 부드러운 것을 이용해야 한다.

귀 안쪽의 모양은 S자이어서 면봉이 이를 뚫고 고막을 상처 입힐 가능성은 적지만 금속으로 된 귀후비개 등은 면봉보다 강해 자칫하면 고막까지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면봉을 사용한다고 해도 베이비오일 같은 것을 묻혀 깊숙이 집어놓지 말고 귓 벽 안쪽으로 부드럽게 넣어 아프지 않게 바깥쪽으로 빼내도록 한다.

갓난아기처럼 매우 어린 경우에는 목욕 후 면봉으로 입구를 닦아주면 되지만 되도록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귀지가 많아 막혀있거나 수영장을 다녀온 후 통증이 생겼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한편 귀가 가려워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외이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외이도염은 수영 후 습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거나 귀를 파다가 피부를 손상시켜 염증이 생기는 경우.

소리이비인후과(www.soreeclinic.com) 이승철 원장은 “외이도염이 있을 때 심할 경우에는 외이도가 폐쇄되어 멍 하는 느낌이 드는 이충만감이나 청력 손실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이 원장은 외이도염은 외이도를 청결하게 하고 건조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게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수영을 끝낸 후에 귀가 가렵다면 생리식염수와 식초를 1대 1 비율로 섞어 가볍게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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