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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감기 한번 걸렸다면 한달 넘게 고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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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감기가 한 달이 넘게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올해 감기는 낫는 듯 하다가 재발하는 등 한달 가까이 질질 끄는 특징이 있는데다 전신통증과 함께 합병증이 쉽게 유발되는 등 독감에 가까운 증세를 보여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2월에서 4월까지의 환절기를 「마의 고개」라고 말한다.
환절기가 되면 계절변화에 따른 급격한 일교차로 생체 리듬을 잃기 쉬워 감기를 비롯해 각종 질환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감기 등 호흡기질환은 환절기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기관지상피세포의 섬모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림으로써 체내저항력을 잃게 해 바이러스침입에 무방비상태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으로 대부분 합병증이 없는 한 1주일이내에 자연히 치유된다.
그러나 이번 감기는 정확한 바이러스 진단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히 강한 바이러스일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카톨릭대 의대 박성학 교수(강남성모병원·호흡기내과)는 『지난달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감기환자가 환절기영향을 받아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 감기는 고열·기침·가래를 비롯해 전신통증이 동반되고 기관지염 등으로 발전되는 특징이 있어 대부분 환자가 한달 이상 고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의대 윤방부 교수(신촌 세브란스병원·가정의학과)도 『바이러스가 강하고 낫는 듯 싶다가도 이내 재발하는 등 질질 끌고 있어 증상이완전치 없어질 때까지 주의하면서 휴식과 지속적인 약물투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등 원인바이러스가 2백여 종에 달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약이 없다. 시중에 판매되는 감기약들은 단지 해열제나 항생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보조적인 역할밖에 못한다.
따라서 약물복용과 함께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정신적·육체적 안정을 취하고 수면·영양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가습기나 젖은 빨래로 실내습도를 알맞게 유지하고 낮에 외출하는 경우에도 조금 거북하더라도 추워질 저녁을 생각해 두툼한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개인위생에 유념해야 한다.
그러나 3일 이상 열이 나는 등 증세가 악화되거나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다른 질환이나 합병증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는 심한 증세를 방치하면 중이염과 폐렴·기관지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감기가 유행할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피하고 가능한 흡연자가 많은 사무실이나 지하상가 등에 오랜 시간 머무르지 말며, 외출했다 돌아오면 항상 얼굴과 손발을 씻고 양치질하는 것이 예방의 최선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침입했다고 반드시 걸리는 것은 아니고 어린이·노약자·흡연자·과로하는 사람 등 저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쉽게 걸린다.
특히 흡연의 경우 자신은 물론 주위사람들의 호흡기 점막을 손상시켜 감기바이러스의 침입을 쉽게 해주므로 피해야 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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