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다시 오너체제로/박용곤 전 회장 2년여만에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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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91년 4월이후 「두산호」를 이끌어왔던 정수창 두산그룹 회장(74)이 오너인 박용곤 전 회장(61)에게 2년여만에 자리를 물려준다.
박 전회장은 최근 정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여 17일 공식적으로 회장직에 오를 예정이다.
두산의 정 회장 체제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그의 취임때부터 끈질기게 나돌았다. 최근 다른 그룹들도 오너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공격적 경영을 표방하고 나서는 추세를 감안해 정 회장은 이미 작년부터 회장고사의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작년말부터 공사석에서 「그룹 정상화도 됐고 과도기체제는 짧을수록 좋다」는 뜻을 표명해오다 전경련도 4년만에 오너인 최종현회장체제로 바뀜에 따라 사임의 뜻을 더욱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해방직후인 45년 10월 동양맥주에 입사,잠깐 삼성물산사장(68∼69년)을 지낸 것을 빼면 줄곧 두산과 운영을 같이한 「두산맨」이며 이번까지 합쳐 공채출신으로 그룹회장을 두번 역임한 영예로운 전문경영인.
정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두산그룹 고문을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1년부터 91년까지 11년간 두산회장직을 맡은 바 있는 박용곤회장(고 박두병회장의 장남)의 이번 복귀로 두산그룹은 박용오 두산그룹부회장·박용성 동양맥주부회장 등 형제들과 함께 명실상부한 오너체제를 갖추게 됐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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