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시들 찾는 이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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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과천. 서울과 매우 인접해 있는 도시인 과천에 과천서울 대공원 과 전 서울랜드·복 돌이 동산 등의 공원뿐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마사회의 과천서울경마장 등 문화·오락공간이 밀집해 있으면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의 일반시민들이 이를 이용하기엔 많은 불편이 따르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는 서울시가 인구의 증가를 따르지 못하는 서울시의 놀이공간의 부족함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78년 일찌감치 서울에서 가까운 과천에 부지를 마련하고 계획·건설한 곳. 애초에 이들 공원은 미국 LA디즈니랜드와 맞먹는 규모와 시설로 최대규모의 휴양·레저공간을 지향하고 건설됐으나 개장 된지10여 년이 다 됐으면서도「볼거리」가 마땅치 않아 오히려 해마다 관람객수가 줄고 있어 수도권지역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넓은 공간이 아깝게 쉬고(?)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천서울대공원·과천서울랜드·과천서울경마장 등 이름만 들어서는 시설이 서울에 있다는 것인지 과천에 있다는 것인지 헷갈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이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 이름만큼이나 시설의 관리·행정체제가 단순치 않아 수도권지역의 알토란과도 같은 이들 관광자원을 일괄적으로 관리·홍보하는 체계가 없어 많은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다던 당초의 목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단적인 예가 바로 서울대공원.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에 위치한 서울대공원은 분명히 과천시 관내에 있으면서도 서울시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울시에서 파견된 서울대공원 관리사업소가 이곳의 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8년 날로 증가하고 있는 관광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이곳 과천에 동·식물원, 청소년 문화시설지구, 위락시설지구를 조성하기로 계획하고 첫 삽을 뜬 이래 착공6년 만인 84년 5월 88만평 규모의 동물원을 완공하면서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했다.
총 2백23만평의 이 공원은 여의도 전체면적보다 17만평이 넓은 공간(창경궁의 30배 크기)으로 세계적 규모의 종합휴식·레저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야 심이 깃들인 곳이었으나 현재 이곳은「그저 넓기만 해 돌아다니기 불편하면서 삭막하고 볼거리 없는 공원」으로 전락해 해마다 입장객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형편이다.
개장 첫해인 84년만 해도 약 5백여 만 명이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서울대공원을 찾았던 깃에 86년엔 3백만 명, 89년엔 2백만 명, 91년엔 1백80만 명으로 입장객 수가 날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약 2백10만 명이 채 못됐으며1백20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공익 우 선의 공원시설을 두고 적자 운운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차 치하더라도 서울대공원이「사람이 찾지 않는 공원」이란 오명을 씻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라는 명분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노력이 절실하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서울대공원내에 위치한 놀이시설 지구가 바로 서울랜드 88년5월 1백10종의 놀이·편의시설이 갖춰진 시설면적 8만5천 평 규모의 서울랜드는 2004년 서울시에 반납할 것을 조건으로 (주)한덕 개발이 건설, 운영중이다.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며 관람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익이 애초 건설 당시의 기대에 반도 못 미치는 형편으로 현상유지에 급급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은 최근 겨울철 비수기의 공백을 타개하기 위해 눈썰매장 개장을 시도했으나 과천시의 관내에 있으면서 서울시의 관리를 받고 있는 등 이중적인 행정체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겹쳐 2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서울대공원이 동·식물원 지구, 서울랜드의 오락시설, 국립현대 미술관과 연계해 명실상부한 국제규모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이들 관광자원을 일괄적으로 관리·홍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과천시의 또 하나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서울경마장.「보는 관광」에서「즐기는 관광」으로 레저 패턴의 다양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한국마사회는 최근 마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을 폐쇄해 위락시설을 갖춰 서울경마장을 가족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끄는 종합레저 시설로 탈바꿈하려는 계획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서울과 과천을 잇는 지하철 과천선(사당∼금정)이 개통된다. 그러나 과천시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이들 다양한 문화·레저시설을 합리적으로 연계해 명실상부한 종합레저 타운으로 활성화시키려는 보다 총체적인 시각의 노력이 필요하다. 【과천=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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