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빛처럼 가볍게, 바람처럼 시원하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7호 30면

1. 의자 등받이: 자연스러운 리넨의 특징을 생각해 디자인한 의자 커버. 시접을 많이 남겨 오버로크 라인이 보이도록 바느질했다. 2. 블라인드: 진한 브라운 컬러로 만든 블라인드지만 리넨의 짜임 사이로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고대 이집트 때부터 사용되었던 마(麻)는 크게 아마와 저마·대마·황마로 나뉜다. 저마로 짠 모시와 황마로 짠 삼베는 수분 흡수와 방출이 빠르고 느낌이 시원해 오랫동안 한국에서 여름용 원단으로 사랑받아온 직물. 그러나 최고로 치는 마직물은 촉감이 차고 조직이 고운 리넨이다.
아마로 짠 리넨은 다른 마직물처럼 주름이 많이 가기 때문에 수지 가공을 통해 구김 방지 처리한 다음 셔츠와 바지·한복 등의 옷감으로 사용하고, 테이블보와 냅킨·쿠션 등 인테리어 전반에도 쓰인다.

여름용 패브릭으로만 인식되었던 리넨은 냉난방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쓰임새가 훨씬 많아졌다. 여전히 수입 원단이 선호되지만 빈티지한 컬러나 헤링본을 눈여겨본다면 국산 리넨 중에서도 괜찮은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사각거리는 느낌이 깔끔한 리넨은 무엇보다 침구로 제격이다. 리넨이라고 하면 티끌 한 점 없이 새하얀 시트를 떠올리게 되지만 컬러를 적절하게 매치하면 지중해에 온 것처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화이트 컬러의 침실이라면 내추럴 브라운의 헤지 리넨을 쓰는 것이 훨씬 시원해 보이고, 여기에 다크 레드 컬러로 프레임을 두르면 생동감이 더해진다. 쿠션과 베개도 다크 레드 컬러로 만든다.
요즘은 브랜드에 따라 리넨도 프린트와 질감이 다양하게 나온다. 리넨으로 시도해볼 만한 또 다른 분위기의 침실은 패치워크를 사용한 로맨틱한 침실이다. 빅 플라워 패턴 리넨에 체크 면을 패치워크하는 식으로 로맨틱한 침구를 만들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리넨의 자연스러운 느낌과 어울리도록 채도가 낮은 파스텔톤 색채를 선택해야 하고, 문양이 다양한 대신 색채는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린트나 특별한 디테일이 부여된 리넨은 주로 수입품을 이용하게 된다. 어떤 스타일의 침구를 쓰든 비슷한 분위기의 리넨 천에 모서리만 박아 베드 스프레드나 침대 헤드를 가리는 러너로 쓸 수 있다.
리넨의 또 다른 특징은 얇고 성기기 때문에 빛을 부드럽게 통과시킨다는 점이다. 커튼을 닫아두어도 캄캄하지 않아 거실이나 주방에 사용하기 좋다. 연한 베이지색 리넨을 메인으로 사용하면서 체크 면이나 플라워 프린트 면으로 장식을 만들어주면 흰색이나 자연나무색으로 꾸며진 거실과 어울리는 커튼이 된다. 싸면서도 색이 고운 리넨을 끊어 아래위로 봉만 달아주면 여름에 커튼 대신 사용하기 좋은 블라인드를 만들 수도 있다.

커다란 소품을 만들고 남은 리넨이나 외국 여행길에 마음에 들어 조금씩 사다 둔 리넨이 있다면 작은 소품을 만드는 것도 좋겠다.
리넨은 피부에 닿는 감촉이 좋고 세탁기로 빨 수 있어 아이들 물건을 만드는 데 적당하다. 리넨 가장자리 올이 풀리지 않도록 면 소재 바이어스 테이프로 마무리해주면 유모차에서 덮는 홑이불이 되고, 토끼 모양 도안을 그린 다음 천을 자르고 솜을 넣어주면 아기가 입에 넣고 빨아도 안전한 인형이 된다. 직사각형 도안대로 천을 잘라 이어주고 테이프로 손잡이용 천과 연결하면 풀스커트와 어울리는 근사한 리넨 가방을 만들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