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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총장명의 졸업장수여 고심/광운대 부정입학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경찰,조 총장 조기 입국조치 유보/「부정오인」 수석합격생 겨우 등록
○…사상 유례없는 교직원들의 무더기 구속사태로 학사일정이 완전 마비상태에 빠진 광운대는 23일로 예정된 전기대 졸업식에서 조무성총장 명의의 졸업장 수여여부를 놓고 고심중.
학적과 관계자들은 『이미 사의를 표명하고 귀국 즉시 경찰 수사를 받게될 조 총장의 이름이 인쇄된 졸업장을 수여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은 사정때문에 졸업장 대신 조 총장 이름이 빠진 「졸업증명서」를 수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
○…광운대 후기입시에서 수학과에 수석합격하고도 사무착오로 부정입학자로 오인받았던 정훈기군(19)이 합격자 등록마감일인 9일 오후 우여곡절끝에 뒤늦게 등록.
정군의 어머니 김묘분씨(39)는 『아들이 수석합격해 등록금을 면제받아야 하는데도 학교업무마비로 일단 등록금 전액을 내야 했다』며 『교무과 등에 알아보니 「일단 등록해 입학한뒤 알아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설명.
○…서울경찰청은 신병치료차 미국에 체류중인 광운대 조무성총장의 신병을 가급적 빨리 확보하기 위해 9일 외무부를 통해 조 총장에 대해 여권무효화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LA경찰 주재관을 통해 조 총장이 2일전 심장병 수술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보류.
경찰은 『심한 수술후유증을 겪고 있는 조 총장에 대해 강제 출국과도 같은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따라 병세가 호전될때까지 여권무효화 조치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
그러나 경찰은 당초 조 총장을 조기 입국시켜 수사를 종결하려 했으나 이같은 연기조치로 수사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
○…광운대 조하희교무처장이 경찰에 자수,사건전모가 거의 밝혀짐에 따라 서울경찰청 강력과 주변은 10일들어 「썰물이 빠져나간듯」 파장분위기가 역력.
경찰도 새로운 수사사항이 별로 나올게 없다는 이유로 하루 세차례 실시하던 수사브리핑을 이날부터 한차례로 줄이기로 결정.
그러나 추가로 한양대 대리시험 2건과 추계예술학교 입시문제 유출이 또 밝혀지자 『이번 대입부정 사건이 언제 끝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푸념.
○…추가로 밝혀진 2건의 한양대 대리시험 사건과 관련,경찰의 수배를 받은 노양석씨(59)는 대학 부정입학 알선교사들의 대부격인 인물로 추정돼 경찰이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
노씨는 20여년전부터 입시브로커로 활약해 왔으며 이번 입시부정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교사들 사이에서 「노 선배」로 불리고 부정입학을 알선하는 수완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
경찰은 노씨가 한양대 부정입학 사건의 주범인 신훈식 일당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김용복광운대기획관리실장(49)은 9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마디로 학교의 과욕 때문』이라며 『알려진대로 공대로 출발한 우리 학교는 각종 실험기자재 등 인문사회 중심의 대학보다 투자가 훨씬 절실한 곳』 『더구나 약간만 뒤처져도 엄청난 차이가 나는 첨단학과가 대부분을 차지,이렇게라도 기금을 마련해 살아남으려 했던 것 같다』고 해명.
김 실장은 또 『언론에서도 그만큼 우릴 두들겨 팼으니 앞으로는 학교가 일어설 수 있도록 발전적인 방향에서 도와주길 부탁드린다』며 간곡히 호소.
○…광운대 사건과 관련,서울경찰청은 당초 광운재단 이사장 이영구씨(62)를 9일 소환,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이씨가 비상근으로 직인조차 재단사무처에 맡겨두고 거의 간여하지 않은 「허세」라는 판단아래 이씨 소환을 연기.
경찰 관계자는 『당초 이씨가 부정입학사실과 비자금조성경위 등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으나 알고 그런 것 같지 않다』며 『학교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더라도 욕먹지않게 선별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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