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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건 「빙산의 일각」/얽히고 설킨 대리시험 범인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학교동창·직장동료 “관계 긴밀”/수사진전 따라서 파문 커질듯
대입 대리시험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이 서로 학연·직장동료 등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임이 드러남에 따라 이들이 공모,이제까지 밝혀진 것보다 더 큰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만일 이들이 서로 거대한 범죄집단을 구성해 필요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면 현재 경찰수사결과 밝혀진 범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아직 대학입시 대리시험사건의 주범 신훈식씨(33·광문고국어교사)와 국민대 대리시험사건으로 수배를 받고 있는 김성수씨(38·대일외국어고교사)와의 범죄연결고리는 확인된 것이 없다.
그러나 이들이 81년 경기도 평택의 모교교에서 함께 근무하다 84년 대일외국어교 개교때 같이 전근해온 절친한 사이임을 고려할때 이들이 조직적으로 대리시험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우선 신씨파로 분류될 수 있는 대리시험공범 김원동씨(39·광문고교사)와 알선책 홍정남씨(46·정릉여상교감)가 모두 전직 대일외국어고교사로서 84∼87년까지 3년간의 근무기간이 겹친다.
게다가 신씨일당과 공모해 92년 1월 서울 잠원동 미도부동산에 아지트를 차려놓고 「대리시험선수」를 끌어모은 김경수(38)씨는 김성수교사와 서울 S국교 동창관계다.
결국 신씨일당은 대일외국어교라는 공통분모로,김성수교사 등은 국교동창생이라는 끈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김성수교사가 매개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여기에 신씨에게 돈을 받고 출신고 및 내신성적을 조작한 입시브로커 김광식씨(52·전고려고교사)가 K대 선후배간이란 고리로 신씨와 연결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어떤 형태로든 협력이나 적극적인 모의를 통해 대입부정에 조직적으로 관계했을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와 김성수씨는 부동산업자 김경수씨를 매개로 상가에 1억5천만원씩을 투자했다가 부동산업자 김씨가 경마로 돈을 날려 실패했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들간의 관계는 밀착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이같은 얽히고 설킨 관계로 보아 현재 경찰수사결과 밝혀진 범죄는 별도의 범죄가 아닌 점선으로 연결된 거대범죄의 일부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 수사진전에 따라 대입대리시험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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