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주제·삽입곡-음반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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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영화와 드라마의 삽입 음악들이 작품의 성공과 맞물려 연속적으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드라마에서 창작된 주제곡과 팝송 등의 삽입음악들이 극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흥행에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MBC-TV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질투』의 주제가가 최고 인기곡으로 떠오른 이후 계속되고 있다.
삽입곡들은 극의 내용들과는 별도로 대중적인 성공을 겨냥하는 것이 상례화되고 있다.
올들어 유일한 히트 방화로 기록되는 『그대 안의 블루』의 영화음악을 제작한 싱어송 라이터 김현철의 동명 타이틀곡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록과 퓨전재즈를 바탕으로 전곡 김현철이 작·편곡한 『그대 안의 블루』는 영화음악 고유의 컨셉트 앨범 효과를 내면서도 예상 밖의 대중적 호소력도 갖춰 영화음악의 자생적인 지평을 더욱 넓혀주고 있다.
최근 거친 삶을 개척하는 젊은이들의 삶과 애정을 그린 MBC-TV미니시리즈 『걸어서 하늘까지』에 삽입된 강렬한 록 분위기의 주제곡(최경식 곡)도 청소년들에게 전폭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여자들만 사는 방을 몰래 엿보는 듯한, 관음성(Voyeurism)을 자극하는 『여자의 방』(MB C-TV)에서 그룹 「빛과 소금」이 들려주는 상큼한 연주곡도 드라마 내용과 매우 어울려 호평받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강인원이 만든 드라마 『모래 위의 욕망』(SBS-TV)의 주제곡 『거기 지금 누구인가』『오랜 기억 속에서』등은 드라마 자체보다 노래가 더욱 인기를 얻을 조짐이다. 이들 음악은 삽입곡의 단순한 양념 수준을 넘어 극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압도하고 있어 한 차원 진전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음악인들은 이러한 삽입곡들의 호조가 연주곡만으로도 설자리를 마련해주고 편곡의 기법·수준을 향상시켜주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한편 MBC-TV드라마 『아들과 딸』에 삽입된 팝송 『에버그린』이 서정적이고 잔잔한 음조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는『배반의 장미』(MBC-TV)의 『돈데보이』, 『두려움 없는 사랑』(SBS-TV)에서의 칼라 본호프의 『워터 이즈 와이드』등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드라마에서 삽입되면서 히트된 이색적인 노래들 중 하나로 기록된다.
그러나 이들 음악들이 대부분 정식 음반으로 나오기까지 방송에서 나오자마자 불법 복사된 카셋으로 수십만장 팔려나가고 있어 불법음반이 인기의 척도로 등장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기도 하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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