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질적 택시횡포 시정 “가능성”/운행 두달맞는 모범택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일반택시와 요금격차 커 곳곳 시비도/“체증심할땐 5배차… 주행료 내렸으면”
지난해 12월23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모범택시가 합승·승차거부 등 고질적 택시횡포 시정에 가능성을 보여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으나 일반택시와 큰 요금격차 때문에 운행 두달째에 접어든 지금도 곳곳에서 요금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모범택시인줄 모르고 차를 탔다가 일반택시의 3배나 비싼 요금에 깜짝 놀라 도중하차하는가 하면 운전사와 시비끝에 주먹다짐까지 벌어진다.
지난달 26일 오후 7시쯤 대구에서 상경한 주모씨(27·여)는 서울역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가다 기본요금이 일반택시와 다른데다 몇분달리지 않았는데도 요금이 껑충껑충 올라가는데 놀라 운전사에게 문의,뒤늦게 모범택시임을 알고 도중하차했다.
회사원 김모씨(45)는 『지난달 9일 오후 2시쯤 올림픽대로를 따라 공항에서 천호동방향으로 모범택시를 타고 가다 심한 정체로 반포부근에서 요금이 3만5천원을 넘어서자 운전사와 시비를 벌이다 하차해 한길에서 추위에 떨며 30분가량을 허둥대다 간신히 일반택시로 갈아타고 목적지까지 갔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오후 10시40분쯤 술을 마신뒤 역삼동 차병원 앞에서 방이동까지 모범택시를 이용한 차모씨(58·회사원)는 요금이 9천3백원이나 나오자 『2천원 정도 나오는 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냐』며 운전사 선모씨(52)와 시비를 벌인 끝에 주먹으로 선씨의 얼굴·옆구리 등을 때려 전치 10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모범택시 운전기사 한모씨(44)는 『말썽을 막기위해 대부분의 기사들은 승객이 차에 타기전 미리 모범택시임을 알려주고 있으나 이용객들이 새로운 요금체계에 익숙해 질때까지 이같은 혼란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1주일에 한번꼴로 모범택시를 탄다는 이동주씨(31·H사 영업과장)는 『합승시비가 없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편안히 데려다줘 손님대접을 제대로 받는 기분』이나 『다만 교통체증이 심할때는 5배이상 요금이 많이 나오고 있어 주행요금을 좀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범택시는 기존택시의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3년간 부당영업행위로 인한 행정처분을 3회이상 받지않고 사망사고를 일으킨 적이 없는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지난해 12월 1차로 7백대 면허를 내준뒤 신청이 늘어 현재 서울시내에 2천4백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요금은 3㎞이내 기본요금이 3천원,2백50m마다 2백원의 주행요금과 시속 15㎞ 이하 주행시 분당 2백원의 시간요금이 병산돼 일반택시의 2.5∼3배정도 수준.
도로가 막히지 않을때 김포공항∼시청앞(20㎞)구간 모범택시 요금은 중형택시 5천7백원의 2.9배인 1만6천6백원,서울역∼용산(3㎞) 구간은 중형택시 1천2백원의 2.5배인 3천원이 나오나 교통체증이 심할때는 공항∼워커힐호텔 구간요금이 5만∼6만원까지 나오기도 해 요금시비를 부르고 있다.<유철종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