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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 시대는 끝났다"|「전자 책」출판 활 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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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책의 해」를 맞은 올해, 미래의 책으로 불리는 전자 책(CD-ROM)이 대형출판사들을 중심으로 속속 출판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자 책 시대가 열리게 됐다. 전자 책 시대는 종이로 만들어진 책의 개념에 대한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며 정보유통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에 나올 예정인 전자 책은 학습용에서부터 백과사전에 이르기까지 30여종에 달하는데 우선 상품의 전자화가 용이한 참고서 출판사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출판사는 현재 시판하고 있는 초등학생용 영어학습교재『동아 프렌드』를 전자 책으로 만들어 곧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아출판사는 이를 위해 지난 88년부터 준비에 착수, 90년에는 전담 부서인 뉴 미디어부까지 신실하고 백과사전·어학사전·학습용 소프트웨어 등을 전자 책으로 펴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웅진미디어는 학습교재인『웅진 터미네이터』에 음악·음향효과를 넣은 전자 책을 초등학교학년별로 한 장씩 제작해 상반기안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웅진은 지난해 6월 70여명으로 구성된 CD개발부를 발족시키고 전자 책 개발을 본격화하는 한편 정신문화연구원이 지난해에 발간한『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전 27권이 보완되는 대로 전자 책에 담을 계획이다.
역시 같은 참고서 출판사인(주)대교도 교육용 전자 책을 집중적으로 개발, 경쟁에 참여할 예정이다. 계몽사는 지난해 6월 뉴 미디어부를 신설하고 전자 책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으나 아직은 기술수준이나 시장형성이 미흡하다고 판단. 내년부터 참여할 계획으로 있다. 이밖에 삼성출판사·교학사·시사영어 사·진명출판사 등 이 전자 책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판사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전자회사나 공공기관들도 전자 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세광 데이터테크는『컴퓨터 음악교육』과『설악의 사계』등 2종의 개발을 완료하고 미술사를 준비중에 있으며 삼성전자는『기초 대입영어발음』을 곧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또 솔빛미디어의『놀이 방』『조선의 화폐』『컴퓨터화랑』『인명록』『조선일보 신문기사』, 한국무역 시장정보의『한국기업체 명부』, 다인컴의『학술정보』, 열 팀 세무정 보의『조세정보』, 한국전자출판협회의『도서정보』가 올해 안에 각각 전자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최초의전자책은 91년 6월 큐닉스가 제작한『성경 라이브러리』. 이 책에는 한 권의 한글성경과 8종의 영문설경, 14권의 관련서적 및 1천1백 개의 사진 등 방대한 양이 수록됐다.
전자 책의 판매는 현재 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 서적 등에서 하고 있는데 실적은 아직 인식이 낮아 서점별로 월 10건 미만에 그치고 있다. 87년부터 전자 책 판매를 시작한 교보는 지난해 5월 재 개장하면서 첨단정보실을 매장 안에 따로 설치, 2백여 종의 상품을 갖추고 전자 책 시대에 본격 대비하고 있다.
종로서적은 87년부터 미국의 대형출판사인 맥그로힐의 자회사 데이터프로 사와 계약, 이 회사제품의 국내판매를 해 오고 있다. 종류는 월별 컴퓨터 및 통신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와 미국·영국의 연간 출판목록인데 실적은 아직 저조한 편이다.
전자 책 시대를 맞아 업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이에 대한 법규가 아직 마련이 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입품의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현재 전자 책은 일반 음반으로 분류돼 수입품의 경우 관세 11%, 부가세 10%의 고 율을 물어야 한다. 도서의 경우는 부가세는 없고 관세만 1∼2% 물고 있다.
종로서적의 윤중호 계장은『국내의 인식이 부족한데다 이같이 법적인 뒷받침도 없어 판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며『선진국과 같이 책으로 분류해 관세를 낮추는 법규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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