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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야기 동화로 쓴다|『선생님 이번엔 꾀병…』펴낸 이대병원 백성희 간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아이들에게 병과 병원에 대해 낱낱이 알려주고 싶다.』간호사 백성희씨(29·이대부속병원)는『요즘엔 어린이들도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다』며「의학동화」를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백씨는 지난 90년『선생님 더 달콤한 약은 없나요』를 선보인 후 최근『선생님 이번엔 꾀병이 아니에요』를 출간, 의학동화 작가로서의 틀을 다지고 있다. 그는『애들을 좋아하고, 글도 쓰고 싶고, 직업이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학동화를 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리즈 형식의 동화를 계속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우리 동화의 소재가「학교 얘기」에 너무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며『이는 작가들의 직업이 다양하지 못한데도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의학동화에는 기침·곰보·화상·낙상 등 아이들이 자주 경험하는 질병·부상 등 이 주 소재로 등장한다. 얘기는 병의 원인과 예방 치료를 쉽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은 순수한 까닭에 병원에서 행해지는 여러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어린이들은 돈주고 간병인 사는 것을 못마땅해합니다. 간호는 사랑과 정성으로 이뤄져야지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소박한 생각 때문이겠지요.』그는 다음 동화에서 병원의 제도나 운영시스템 등을 다룰 생각이라고 한다.
백씨가 의학동화를 쓰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두 가지. 전문적인 내용과 용어를 쉽게 풀어 쓰는 것과 병원 근무자가 아닌 3자로서의「냉정 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완전한 지식 없이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없지요. 의학동화를 쓰면서 제 자신의 미진한 부분도 발견합니다.』그는 전문서적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백씨는 정작 국외자로 병원문제를 보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이란다.
백씨는 대학졸업(이화여대간호학과)이듬해인 87년 동화『바위에 핀 꽃』으로 어린이 잡지『새 벗』의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그는 지난 90년 딸을 얻은 뒤 좀더 실감나게 동화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결혼의 소득인 것 같다며 웃었다.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는 시어머니의 전격적인 배려로 글쓰기는 주로 퇴근 후 밤늦은 시간에 하고 있다고.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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