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입맛에 맞고 값도 싸고…/농수축산물 직매장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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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손님들 몰려 대기표 배부까지/판매규모 해마다 배이상 늘어/수입개방 압력에 맞서는 “새로운 활로”
『우리 농수축산물에도 활로가 있다.』
갈수록 거세어지는 수입개방 압력에 맞서 농수축산물 직거래가 앞다퉈 이뤄지면서 농협·수협·축협·산림업조합 등 생산자단체의 직매장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 농수산물에 대항하는 「우리 농산물 애용운동」이 일반인에게 확산돼가고 있는데다 직거래에 따라 중간 유통단계가 생략된 이들 직매장의 상품은 가격도 싼 편이어서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불황속에서도 이들 직매장만은 90년이후 매장·판매고가 해마다 두배 이상씩 늘어나 우루과이라운드 태풍에 대항하는 우리 농수축산업 활로개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객 폭증=설날을 맞아 특히 각 지방 특산물을 선물용으로 만든 농수축산물 상품이 큰 인기를 모아 이를 사기 위해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서거나 물건이 달려 팔지 못하는 등 각 직매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서울 한강로2가 기존의 「특산물판매장」을 확장,19일 새로 개장한 「우리 농특산물 전문백화점」에는 연일 발디딜 틈이 없을만큼 손님이 몰려들어 하루 판매액이 종전의 5배 이상인 2억여원에 달하고 있다.
지하1층·지상2층의 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채소류·농산물 가공식품·민속주·민족차 등 7백50개품목 2천여종으로 대부분 가격이 일반시장보다 10∼20% 정도 싸다.
서울 성내동 등 5곳에 개설된 축산물시범판매장은 요즘 평소의 10배 가량인 하루 한우 20마리 분량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줄을 선 손님이 매장밖으로까지 이어져 대기표를 배부하고 나머지 손님은 되돌려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수협직매장도 지난해 연말부터 나온 5천∼1만원대의 「수협 맛김」이 최고인기품이고 산림업조합중앙회가 직영하는 임산물직매장에선 호두·잣 등이 든 선물세트,곶감세트 등이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직매장=수협의 경우 직매장은 90년 전국에 5곳 뿐이었으나 91년 16곳,92년 31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19곳을 증설해 95년까지 모두 2백곳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직매장을 통한 직거래 판매액은 90년 30억4천만원에서 91년 73억8천만원,지난해 1백83억6천만원 등 매년 두배 이상 증가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농협직매장은 농협슈퍼직판장·각 은행 점포에 3년전부터 설치해온 우리농산물 애용 창구 등 직거래 성격의 판매점이 91년 4백54곳에서 지난해 7백20곳으로 늘어났으며 올해엔 1백74곳을 더 늘릴 예정이다.
90년부터 운영된 산림업조합중앙회의 임산물직매장도 91년 11곳에서 지난해 29곳으로 증가했고 올해 7곳을 더 설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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