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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쌀 섭취량 늘고 감자ㆍ옥수수 소비 줄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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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08면

7ㆍ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북한의 경제상황이 호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양 주민들이 지난달 11일 점심시간 냉면 전문점인 옥류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평양=정용수 기자]

북한이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시작한 지 만 5년을 맞았다. 북한은 2002년 7ㆍ1 조치를 통해 생필품 가격 현실화와 임금 인상, 시장 거래 활성화, 경제 단위별 성과급제 도입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치가 북한 주민에 미친 영향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조사가 나왔다.

韓銀 탈북자 비교 조사 … 7ㆍ1 경제관리 조치 이후 소득도 증가

한국은행 금융연구원이 97~99년 탈북자 103명과 2004~2006년 탈북자 116명을 비교ㆍ조사한 결과, 지출 총액 중 음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은 80.2%에서 70.6%로 낮아졌고, 의복비는 16.4%에서 23.5%로 높아졌다. 주식은 90년대 후반에는 쌀ㆍ옥수수ㆍ감자가 19:44:33의 비율이었으나, 최근에는 45:34:17로 나타났다. 쌀 섭취가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감자와 옥수수 소비는 줄어들었다. 탈북자 1인당 월평균 소득도 6달러에서 20달러로 늘었다. 이 조사를 한 이영훈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2002년 7ㆍ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시장 거래 증가로 주민들의 부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을 때 직장에 정상 출근했다고 답한 경우는 7ㆍ1조치 이전 60.5%에서 이후에는 52.5%로 감소한 대신 적만 두고 출근하지 않거나 다른 일을 한 비율은 39.5%에서 47.5%로 늘어났다.

최근 방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의 경제형편이 나아졌다고 전한다.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모판 상태, 콩의 발아율 등을 보면 농업관리가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의 식량 사정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주민들의 생활 향상은 생산 주체인 기업의 생산 증대보다는 가내수공업 등 개인 생산활동과 유통이 활발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며 “아직 북한 경제가 완전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 들어 경제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주목거리다.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집계 결과 김 위원장은 올 상반기(6월 27일까지) 모두 30회의 공개 활동을 했다. 이 가운데 군 관련 활동이 13회(43%)로 가장 많았으나 경제 관련 활동도 8회(26.7%)나 됐다. 2004~2006년 3년간(상반기 비교)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군 분야가 압도적이었으며, 경제분야 활동 비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3년간 분야별 평균 공개 활동을 보면 군 분야가 모두 104회로 65%를 차지했으며, 경제 분야는 14회 8.75%에 그쳤다. 김연철 고려대 연구교수는 “지난해 핵실험 이후 군사적 자신감을 얻은 김 위원장이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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