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거리의 은행」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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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거리의 은행」시대가 시작됐다.
일산 신도시가 들어선 경기도 고양시내 은행·농협·축협 등에서 직원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다니며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움직이는 은행제도」란 이름의 금융서비스를 앞다퉈 실시,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우선은 동전과 헌 지폐를 바꿔 주고 소액 입·출금, 공과금 수납, 금융 상담 등을 현장에서 처리해 주는 것이 주된 업무로 돼 있다.
고객유치와 곧 있게 될 금융 시장 개방에 대비, 일반 시민들에게 금융 기관에 대한 친밀감을 심어 주고 서비스 개선방안의 하나로 이 같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거리의 은행」이 이곳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5월 중순부터.
하나은행이 이동식 교환기 1대와 직원 2명을 매일 오후2시30분부터 4시 사이에 성사·주교동 일대에 고정적으로 투입, 고객들을 직접 찾아다니도록 하면서 시작됐다.
이 은행이 거리에서 거둬들이는 예금액은 하루평균 1백50여만 원, 바꿔 주는 동전도 30만∼40만원정도로 그리 많지 않은 액수지만 반응이 의외로 좋아 눈에 보이지 않게 간접적으로 얻는 효과를 금액으로는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거리의 은행」은 이 은행 외에도 일산 신도시 입주와 함께 속속 들어서기 시작한 다른 금융기관들이 뒤따라 채택, 서비스 경쟁을 벌이면서 이제는 완전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고양축협의 경우 지난해9월 중순부터 이동식 동전교환기 4대를 갖추고 일산·벽제·능곡·고양·원당 등 5개 지소와 함께 오전9시30분부터 낮12시30분까지 상가와 시장 등을 찾아 하루 5백만∼1천만 원의 예금 고를 올리며 5백 여만 원의 동전 및 헌 지폐를 교환해 주고 있다.
원당·일산·지도 등 고양시내 3개 단위농협도 같은 해 10월말부터 교환기 3대를 구비, 3∼4명이 한 조가 돼 오전9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거리로 나서 단위농협별로 l백50여만 원의 예금을 받고 2백 여만 원의 동전과 헌 돈을 바꿔 주고 있다.
『원당 농협과 거래를 한다』는 고양시 성사동 우일 약국 주인 권덕희씨( 35·여·약사) 는『영업 중에 은행을 다녀와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어 고마움까지 느끼고 있다』며『매일 아침 동전과 지폐를 바꾸고 통장을 개설, 하루도 빠짐없이 5천∼1만원씩 저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당 농협 민내호 전무는『이용객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서비스를 더욱 늘릴 계획』 이라며『이를 위해 금융업무 상담 역할을 강화하고 동전교환기 수도 늘려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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