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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 538명 대선캠프 참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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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학교수들의 대선주자 캠프 참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의 현실 접목이냐, 아니면 출세를 위한 줄서기 행태냐를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무소속 김동철 의원은 최근 국회 법사위에서 이를 쟁점화했다. 김 의원은 "각 정당의 대선주자 캠프에 자문교수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폴리페서'(polifessor. 정치를 뜻하는 politics와 교수를 뜻하는 professor의 합성어)가 538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각 캠프에서 발표한 자문교수단과 언론 보도를 종합한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자문교수는 495명에 달했고, 박근혜 후보 쪽에 28명, 손학규 전 경기지사 쪽에 5명,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쪽에 10명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윤철 감사원장에게 공무원 신분인 국.공립대 교수들의 정치 참여를 조사해 주도록 요구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적용되지 않지만 국민의 혈세로 높은 보수를 유지하는 공무원 신분의 교수들이 특정 주자에게 줄을 대는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대선 출마 희망자들의 캠프에 발을 담근 대학교수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 후보 진영마다 실명 공개를 꺼리는 교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명박.박근혜.손학규.정동영 캠프에선 각각 300~400명에 이르는 자문교수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과시한다.

이들 캠프에선 후보 본인과 핵심 참모들의 인연을 바탕으로 학자들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은 자문교수의 명단을 공개한 이명박 캠프의 곽승준(고려대) 정책단장은 고려대교우회에서 이 후보를 처음 만났다.

서강대 출신의 박근혜 캠프에는 1970년대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서강학파', 핵심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일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인맥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정동영 캠프의 권만학 교수와 황지우 총장은 정 전 의장의 오랜 친구들이다.

그러나 자문교수단 숫자가 늘어나면서 학문적 소신과 상관없이 이 캠프 저 캠프를 옮겨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국립대 A교수는 고건 전 총리를 돕다가 고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쪽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정 전 총장마저 낙마하자 최근엔 한나라당의 유력 캠프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후보 진영에선 당연히 '줄서기' 의혹을 부인했다. 이명박 후보 측은 "특정 분야.지역과 관련한 연구가 필요할 때 해당 교수들이 회의에 참석하거나 의견을 보내는 방식으로 지원한다"며 "줄서기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후보 측은 "자문교수들 대부분이 이번에 정권을 못 바꾸면 큰일난다는 절박감을 갖고 찾아온 분들"이라며 "학교 수업이나 연구활동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참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 측은 "정책 분야별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 측은 "선진국에선 지식인이 현실정치 참여 후 학계로 복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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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정경학부 경제학전공 교수

1960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7대)

1958년

[現] 경희대학교 국제경영대학 국제학부 교수

1953년

[現]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제5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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