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여객기추락] "안전벨트 매고 있어 시신 대부분 심한 골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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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성녀씨

보코르 산 주변 수색 현장에는 한국인 교민들도 함께 있었다. 대책본부가 마련된 캄포트 시에는 사고가 발생한 25일 캄보디아 현지 교민 30여 명이 모여들어 수색을 도왔다.

사고기가 발견된 27일 오전 프놈펜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한국인 의사 5명이 가장 먼저 달려가 시신을 확인했다.

캄보디아선교사협의회 소속 치과의사인 최정규(39).김성녀(36) 부부도 포함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시신을 수습한 뒤 프놈펜까지 동행했다. 분향소가 마련된 러시아 친선병원에서 지친 표정의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생존자가 있었다면 외지인들이 맞이하는 것보다 한국인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현장에 가게 됐나.

"캄포트 주청사에 있는 대책본부에 있다 오전 7시30분쯤 기체 발견 소식을 들었다. 캄보디아 정부가 마련해준 헬기로 나를 포함한 의사 5명과 자원봉사자 1명이 오전 8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한달음에 달려간 것은 혹시라도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실낱 같은 기대 때문이었다."

-접근이 힘들지 않았나.

"정글 안에 있었고 비도 왔기 때문에 10cm 정도의 진흙이 쌓여 있었다. 시신을 수습해 나올 때는 군인들이 전기 톱으로 나무를 베고 길을 만들어줬다."

-도착 당시 현장 상황은 어땠나.

"모두 숨진 상태였다. 시신 대부분이 기체 안에 있었다. 비행기는 땅에 강하게 처박혀 있었다. 항공기 주변에는 날개가 떨어지고 파편들이 흩어져 있었다."

-시신 상태는.

"기체 안의 시신은 전반적으로 동체 앞쪽에 널려 있었다. 불시착을 대비한 듯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 골절이 심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도움을 많이 줬나.

"총리가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의외일 정도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을 양 국민이 안다면 앞으로 양국 관계가 훨씬 돈독해질 것이다."

프놈펜=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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