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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체류 외국인들 집마련 고민(특파원코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국에 장기체류하는 외국인들이 주택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택난에 관한한 세계적으로 악명높은 중국에서는 「살만한 집」을 얻는 것 자체가 대단한 행운일뿐 아니라 주택 임대료도 터무니 없이 비싸다.
장기체류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북경의 경우 중국당국은 탑원 등 4개 지역을 외국인 전용거주 지역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이는 80년대부터 중국에 진출한 서방국 기업·외교관들을 수용하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최근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아파트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정부측이 제공하는 아파트는 비싼 임대료는 차치하더라도 거주 환경이 형편없어 장기체류 외국인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북경당국이 「외교인원」을 위해 알선하는 주택단지 가운데 하나인 탑원지역은 다른 3개 단지가 50년대 건설된 것과는 달리 80년대에 신축된 지역. 따라서 주거공간의 개념상 사회주의 중국의 40여년에 걸친 노하우의 결정판으로 중국측이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탑원의 아파트는 40평 크기에 방하나 마루하나 구조로 썰렁하기 그지없다.
이와는 별도로 최신형 아파트를 임대하려면 월 2천달러 이상이어서 세계적으로 고수준인 홍콩시세의 2배를 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임대료는 월평균 4∼5원(약6백∼7백원)으로 휴지 한통값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아파트는 좁은 대문안에 8∼9가구가 동거하는 일이 예사이고 부엌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압도적이고 게다가 남녀평등으로 가사의 평등분배가 이루어진지도 오랜만큼 이방의 바깥양반과 저방의 안사람이 조리대를 번갈아 사용하느라 부산을 떨게 마련이다.
중국이 보여주는 이같은 외국인용·내국인용 주택임대료의 극심한 차이는 중국에 상주해야 하는 부유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커다란 위협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사회주의가 만들어낸 중국사회의 이중성 때문이다.<북경=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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