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이사였던 박근혜 재단 재산 판 내역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박근혜(오른쪽부터).이명박.원희룡 경선후보가 25일 서울 부암동 한 식당에서 열린 국책자문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행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대구대(영남대 전신) 설립자의 장손인 최염(74)씨는 26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대가 1967년 청구대와 합쳐져 영남대로 통합된 것은 박정희 정권에 의해 자행된 강탈 사건임에도 박근혜 후보는 사과는커녕 '허무맹랑한 것 가지고 모함한다'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박 후보는 영남대 이사로 재직하던 81년 영남학원 정관을 변경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위 '교주(校主)'로 하는 문구를 삽입하는 등 재단 운영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전횡을 일삼았음에도 일말의 책임도 느끼지 않는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딸인 박 후보는 한 푼의 돈도 들이지 않고 강제 매입한 교지를 한국조폐공사 경산공장에 매각한 막대한 차익으로 영남학원을 건설해 이사장과 이사 노릇을 했다"며 "부동산 투기의 효시는 바로 박 전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조부가 학교재산으로 출연한 울주군 일대와 선산인 경주시 일대의 수만 평이 80년대 초 헐값으로 팔아넘겨졌는데 아무도 정확한 매각금액과 사용처를 알지 못하고 있다"며 "당시 실질적인 재단 운영자였던 박 후보가 진실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부친의 잘못에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반성.사과도 하지 않는 박 후보는 후보 등록을 취소하고 평생을 참회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주장했다.

15일에도 영남대의 전신인 청구대 이사장이었던 전기수씨의 4남 재용씨가 박 후보의 영남대 관련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위에 자료를 제출한 적이 있다. 최씨는 기자회견을 자청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20일 당 검증위원회에 자료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중 박 후보가 적반하장 격으로 대변인을 내세워 '과거 일을 재탕 삼탕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대 설립자인 고 최준씨의 손자인 최염씨는 63년부터 대구대 재단 상임이사로 재직하면서 영남대가 설립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67년 영남대 합병 이후엔 재단에서 물러나 무역업 등에 종사했다.

김정하 기자<wormhol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